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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5 (수)

KDI "해외투자 급증, 국내 생산성 둔화의 구조적 결과"

국내투자 부진 속 해외투자 확대…경제 활력 저하 우려
해외투자 자체 문제 아냐...생산성 제고가 근본 해법

 

 

경제타임스 고은정 기자 |  국내 기업의 해외투자가 증가하는 현상은 단순한 투자 다변화를 넘어 국내 생산성 둔화의 구조적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월5일 발표한 ‘해외투자 증가의 거시경제적 배경과 함의’ 보고서에서 "해외투자 확대는 수익성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나, 국내 자본 수익성 하락과 경제 활력 저하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  국내 투자 부진 심화...경제 활력 저하 우려

 

국내총투자 대비 순해외투자 비중(내국인의 해외투자-외국인의 국내투자)은 2000년대 0%대에서 최근 18% 수준까지 상승했다. 국민소득 대비 순해외투자 비중 역시 2000년대 초반 0.7%에서 최근 4.1%로 약 6배 증가했다. 이는 총투자 비중은 안정적이지만 국내투자가 줄고 해외투자가 늘어나는 전환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KDI는 이러한 추세가 국내 투자수익률 하락과 해외투자 수익률 상승이라는 구조적 변화의 결과라고 분석하고, 변화의 핵심은 생산성 둔화에 따른 국내 자본수익성 하락이라고 지적했다.

 

김준형 KDI 경제전망실 동향총괄은 "2000년대 이후 노동투입 증가세 완화와 생산성 증가율 급속 둔화로 단위 자본의 생산 기여도가 떨어졌다"며 "이것이 국내투자의 수익성을 낮춰 자본이 해외로 이동하는 흐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KDI 시뮬레이션 결과, 총요소생산성(TFP)이 0.1% 하락할 경우 국내 자본스톡은 0.15% 줄고 GDP는 최대 0.1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철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생산성 둔화에 따른 GDP 감소 폭이 생산성 하락 폭보다 약 1.5배 커, 단순 성장률 저하를 넘어 국내 자본 축소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생산성 둔화는 노동소득 의존도가 높은 계층에 더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부장은 "국내 자본스톡 감소는 임금 하락을 통해 노동소득을 감소시키지만, 해외투자 이익으로 자본소득은 일정 부분 보완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노동소득 쪽의 타격이 더 클 수 있다고 시사했다.

 

또한 한국이 생산성·인구 구조 변화에서 일본의 1980~2000년대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언급하며, 장기적인 생산성 둔화가 해외투자 확대를 지속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해외투자 자체 문제 아냐...생산성 제고가 근본 해법

 

KDI는 해외투자 증가를 단순히 자본 유출로 볼 것이 아니라, 생산성 둔화에 대한 결과이자 국민소득 감소를 완화하는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정규철 부장은 "국내투자의 해외 전환은 생산성 둔화로 인한 결과이며, 이를 인위적으로 제약하기보다 생산성 제고를 통한 근본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 부장은 "연공서열형 임금체계와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가 역량 발휘를 제약하고 있다"며 성과 중심 임금체계 등 유연한 노동시장 구축을 통해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경상수지 흑자 확대 역시 자본순유출, 즉 순해외투자 증가와 같은 개념이기에, 겉으로는 건전성 강화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 국내 투자수익성 저하와 생산성 둔화가 자리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지표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KDI는 결론에서 "생산성 둔화는 직접적으로 GDP를 낮추고 국내 자본 축소를 통해 그 영향을 증폭시킨다"며, "경제 활력 회복을 위해 생산성 중심의 구조개혁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망한 혁신기업이 진입하고 한계기업은 퇴출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등 생산성 제고 없이는 해외투자 확대가 오히려 국내 성장잠재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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