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이 급속히 완화되며, 글로벌 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스콧 베선트(Scott Besant) 미국 재무장관은 10월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100% 관세 위협은 사실상 철회됐다”고 밝히며, 양국이 5차 고위급 무역 회담을 마친 뒤 “실질적 합의 프레임워크(framework)”에 도달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 미국의 ‘관세 철회’, 유화 신호인가 전략적 재포지셔닝인가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응해 오는 11월부터 대중 수입품에 100%의 관세 인상을 예고했었다. 그러나 이번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강경 기조를 일부 완화하고, 협상 중심의 통상 전략으로 전환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풀이된다.
베선트 장관은 CBS 인터뷰에서 “100% 관세 위협은 사라졌으며,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위협 또한 철회됐다”며 “중국은 미국산 대두를 대규모로 재구매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는 농산물과 원자재 교역 정상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간의 협상 결과, 매우 실질적이고 건설적인 합의에 근접했다”며 “이번 압박 전략이 나에게 강력한 협상 지렛대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 시장 반응: 환율 안정·위험자산 회복·에너지·반도체 반등
이번 발언 직후 글로벌 외환·원자재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약세로 전환했고, 위안화 환율은 7.10위안선 아래로 안정세를 보였다. 또한 국제유가와 구리,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며 ‘무역 완화 랠리’가 재현됐다.
특히 미중 갈등의 직접 타격을 받아왔던 반도체·전력 장비·희토류 소재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미국 나스닥에서는 엔비디아(NVIDIA)와 인텔(INTEL), 한국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상승했다.
에너지 시장에서도 긍정적 흐름이 감지된다. 중국의 LNG 및 원유 수입 확대 기대감이 커지면서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배럴당 86달러를 회복했고, 아시아 LNG 현물가격(JKM)도 톤당 1.2달러 상승했다.
■ 정상회담 향방: ‘재선용 유화책’ vs ‘새로운 통상질서’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오는 30일)을 앞둔 사전 조율의 성격이 강하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2월 음력설 직전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히며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구조적 무역 합의(Structural Trade Agreement)를 추진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합의는 단순히 관세 문제를 넘어, 미·중 간 통상 질서 재편의 시작점으로 평가된다. 희토류·배터리·AI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을 둘러싼 기술 패권 경쟁이 완화될 경우, 한국·일본·대만 등 아시아 공급망 국가들도 무역 불확실성 감소에 따른 수출 회복세를 누릴 수 있다.
또한 중국이 대두·에너지·기술 제품의 수입을 확대할 경우,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