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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22 (일)

"내 세금을 월세로?" 공시가 폭탄→세입자 전가 우려

종부세 도입 후 서울 월세 20% 상승...통계가 증명한 '불편한 진실'
서울 전월세 물량 1년 전보다 30% 급감... 매물 잠김에 임대료 '폭탄'

 

 

경제타임스 이준호 기자 |  지난해 부동산 폭등에 따른 올해의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으로 집주인이 늘어난 보유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또한 보유세 부담이 집값 하락에도 영향을 얼마나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전·월세의 역설, 집주인의 세금을 세입자의 월세로? 

 

보유세가 오르면 전·월세 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은 통계가 증명하는`불편한 진실'이다. 종부세 등 보유세는 집주인에게는 일종의 비용이다. 이에 수익률을 보전하려는 집주인은 늘어난 세금만큼 임대료를 올리려 한다는 것이다. 일종의 `비용의 외주화'인 셈이다.  

 

3월19일 이창무 한양대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가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한 2005년 이후 2008년까지 서울의 월세지수는 평균 20.5% 상승했다. 주택 공급과 수요, 거시경제 상황의 영향을 배제하고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강화 영향만 분석한 결과다. 마찬가지로 종부세 강화 정책을 펼친 문재인 정부 시기(2018~2022년)엔 서울의 월세지수가 누적 19% 올랐다. 통계가 증명한 수치여서 앞으로 보유세 급증에 따른 전·월세 가격 상승을 예측하는 분위기다. 

 

특히 서울 지역의 전·월세 물량은 1년 전보다 30%나 급감한 상태.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전·월세 물건은 3만2,877건으로, 지난달 18일(3만7,689건)과 비교해 12.8% 줄었다. 1년 전(4만6,921건)과 비교하면 30% 감소한 수치다. 토지거래허가제와 실거주 의무로 갭투자를 통한 임대 물량 공급이 막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물건은 없는데 세금 부담은 커졌으니 임대료 상승은 예고된 수순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정부 산하 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 역시 집주인의 증가한 보유세를 임차인에게 전가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국토연구원은 2023년 발표한 ‘부동산세제의 시장 영향력과 향후 정책 방향 연구’ 보고서에서 “종부세 인상은 2년 이내에 전셋값이 상승하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한 바 있다.

 

■ 부동산 매매 시장, 집값 하락에도 영향? 

 

현재 부동산 매매 시장은 하향화 추세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은 7주 연속 둔화됐고, 강남권과 한강벨트(성동, 동작)는 하락 전환을 시작했다. 

 

3월1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셋째 주(16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5% 상승해 58주 연속 상승세는 이어졌지만 오름폭은 전주(0.08%)보다 축소되며 7주 연속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상급지로 꼽히는 송파구(-0.16%)는 잠실·신천동 대단지를 중심으로 하락했다. 서초구(-0.15%)는 반포·서초동 위주로 가격이 내렸고 강남구는 -0.13%로 전주와 동일한 하락폭을 기록했다. 지난주 하락 전환한 강동구는 -0.01%에서 -0.02%로 하락폭을 키웠다.

 

한강변 주요 지역, 즉 한강벨트 역시 하락 전환이 나타났다. 용산구(-0.08%)가 강남 3구와 마찬가지로 4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가운데 성동구(-0.01%)와 동작구(-0.01%)가 나란히 하락 전환했다. 성동구는 2년 만이고 동작구는 2025년 2월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시장에서는 5월말까지는 집값 하락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 중이다. 매물 출회의 심리적 저지선이 재산세와 종부세 과세 기준일인 6월1일이기 때문이다. 크게 증가한 보유세를 피하려는 다주택자, 고령의 1주택자들이 5월 말까지 급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공시가격이 20~30% 급등한 강남 3구와 성동구 등 '우량주'가 오히려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1,000만 원 이상 늘어난 보유세는 고령 1주택자나 다주택자에게 실질적인 '보유 한계'를 느끼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나마 노원·도봉·강북구 등 외곽 지역은 공시가격 상승 폭이 낮아 상대적으로 타격이 거의 없는 편이다.


■ "가격 조정 수준으로 시장 영향 제한적일 것" 반론도 

 

최근 발표된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 부담이 향후 집값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높지만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국 평균 9.16%, 서울은 18.67% 상승했다. 특히 성동(29.04%), 강남(26.05%), 송파(25.49%), 서초(22.07%), 용산(23.63%) 등 강남3구와 한강벨트는 20% 이상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면 노원·도봉·강북 등 외곽 지역은 상승률이 2~4% 수준에 그쳤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공시가격 상승으로 고가 주택의 세 부담이 커지면서 6월 1일 이전 매도 수요가 늘 수 있다”며 “세금 부담을 반영해 가격을 낮춰 매도하는 사례가 늘 경우 단기적으로 조정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통상적으로 과세 기준일 전후로 거래가 늘어나는 패턴이 반복돼 왔는데 이번에는 공시가격 상승폭이 커 매물 출회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더붙였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시장 전반의 하락으로 계속 이어지지는 안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고가 주택은 보유세 부담이 체감될 수 있어 매물 출회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이미 급매는 상당 부분 소화된 상태”라며 “추가로 가격을 낮추며 쏟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특히 10억원 안팎 주택은 보유세 증가 폭이 크지 않아 세금 때문에 급하게 매도할 가능성은 낮고 강남 외 지역까지 보유세 이슈가 집값 하락으로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보유세 부담이 존재하는 것은 맞지만 매도 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매물이 나와도 이를 받아줄 수요가 충분하지 않으면 거래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발표한 올해 공시가격은 단순한 '세금 고지서' 그 이상으로 작동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집값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각종 노력이 '세금의 역습'이라는 역풍을 맞아 집없는 서민들에게 전월세 임대료 상승의 부담이 전가될 지와 아파트 가격 급락이라는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몰아가는 것은 아닌지를 놓고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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