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여원동 기자 |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도 불구하고 국내 배터리 업계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판결이 관세 자체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법적 근거의 한계를 지적한 것인 만큼, 안보와 리쇼어링 관점에서 고율 관세 정책은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특히 미국 내 생산 기지를 선제적으로 확보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공급망 재편의 최대 수혜자로 부상하며 주가 상승 여력을 높이고 있다.
하나증권 김현수 연구원은 이번 연방대법원 판결이 IEEPA(국가경제비상권한법)의 한계를 지적했을 뿐 관세 부과 자체를 반대한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 역시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를 적극 활용해 안보 관점에서 중요하거나 리쇼어링을 추진하는 품목에 대한 관세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이미 슈퍼 301조에 근거해 전기차용은 2024년, ESS용은 2026년부터 25%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어 현지 생산 시설을 갖춘 한국 기업들의 수혜는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둔화에도 불구하고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2026년 전기차 배터리 매출은 16.4조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가 예상되나, ESS 부문 매출이 2025년 2.4조원에서 2026년 8.9조원으로 약 270% 급증하며 전체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재생에너지 및 데이터 센터 발전 수요와 맞물린 ESS의 안보 자산화로 인해 배터리에 대한 고율 관세 정책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기업별 맞춤형 전략과 공급망 재편도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삼성SDI는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등 보유 자산 매각을 통해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재무 구조를 개선하며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꾀하고 있다. 소재 분야에서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세계 최대 니켈 광산인 PT 웨다베이의 2026년 생산 쿼터를 전년 4200만톤에서 1200만톤으로 70% 이상 감축하면서 핵심 광물 공급망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오히려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한 한국 양극재 기업들에게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며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 등의 주가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및 데이터 센터 수요와 맞물린 배터리의 '안보 자산화'는 고율 관세 장벽과 결합해 한국 기업들의 장기적인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미국 내 자율주행 상용화 정책인 'SELF DRIVE Act 2026' 통과 등 전방 산업의 변화까지 고려할 때, 한국 배터리 산업이 질적·양적 성장을 동시에 달성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