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코스닥 시장에서 상식적인 범위를 벗어난 초급등세가 나타나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인공은 바이오·헬스케어(건강기능식품(건기식) 및 기능성 화장품)와 의약품(면역 조절제 및 난치성 질환 치료제) 유통을 아우르는 종합 헬스케어 기업 비엘팜텍(065170)이다. 단 13거래일 만에 주가가 14배나 폭등한 이번 사태는 테마주 열풍을 넘어선 '기현상'으로 평가받는다.
■ 570원에서 8,000원까지…기록적인 '텐배거'의 탄생
지난 2월 초순까지만 해도 주당 500원대 동전주에 머물던 비엘팜텍이 불과 2주 남짓한 시간 동안 8,000원 고지를 밟았다. 상승률로 치면 약 1,300~1,400%에 달한다. 통상적인 급등주가 2~3배 상승 후 조정을 거치는 것과 달리, 비엘팜텍은 연일 상한가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이어갔다.
주식 시장에서 흔히 '꿈의 수익률'이라 불리는 '텐배거(Ten Bagger)'의 탄생이다. 텐배거는 매수가 대비 주가가 10배 이상 오른 종목을 뜻하는 용어로,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 피터 린치(Peter Lynch)가 그의 저서에서 처음 사용하여 대중화되었다.
이 용어는 흥미롭게도 야구에서 유래했다. 야구에서 베이스(Base)를 주머니라는 뜻의 '백(Bag)'이라고도 부르는데, 1루타(1-bagger), 2루타(2-bagger) 등에 빗대어 '10루타'를 친 것만큼 강력한 수익을 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 야구에는 없는 개념이지만, 그만큼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압도적인 성과를 상징한다.
텐배거 종목은 대개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을 보인다. 우선 시가총액이 작고 주가가 낮은 소형주나 동전주에서 주로 나타난다. 이미 덩치가 큰 대형주가 10배 오르기는 물리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비엘팜텍의 사례처럼 기업의 체질을 바꾸는 강력한 구조조정이나 신사업 모멘텀, 그리고 극단적인 수급 불균형에 의한 '품절주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 불가능해 보이던 10배 랠리가 완성된다.
■ 무엇이 '동전주'에 불을 붙였나?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폭등의 원인을 세 가지 복합적인 요인으로 분석한다.
먼저 기업구조 개편 및 체질 개선 기대감이다. 비엘팜텍은 최근 자회사 매각 및 대규모 자금 조달 등을 통해 고질적인 적자 구조를 탈피하려는 시도를 이어왔다. 특히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 대목은 신규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바이오·헬스케어 부문의 구체적 성과가 임박했다는 미확인 정보이다.
업계 관계자들과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비엘팜텍이 추진 중인 차세대 바이오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 결과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설과 함께, 글로벌 빅파마(Big Pharma)와의 대규모 기술수출(L/O) 계약 체결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구체적으로는 난치성 질환 치료제 분야에서의 독점적 권리 확보나 해외 현지 법인을 통한 대규모 공급망 구축 등이 구체적인 시나리오로 거론되며 투기적 수요를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미확인 정보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며 '정보의 비대칭성'을 활용한 강력한 매수세를 형성했다. "공시가 뜨기 전이 마지막 매수 기회"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합리적인 펀더멘털 분석보다는 기대감에 의존한 묻지마 투자가 이어졌다. 비엘팜텍 측은 이에 대해 확정된 사실이 없거나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이미 해당 정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여 주가에 선반영하는 양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에 기반한 급등은 실제 공시 내용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거나 사실무근으로 밝혀질 경우, 주가가 급격히 회귀하는 '뉴스 소멸'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경고한다.
다음은 극단적인 품절주 효과다. 폭등 전 비엘팜텍은 시가총액이 매우 낮고 유통 물량이 적은 이른바 '가벼운' 종목이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엘팜텍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그리고 전략적 투자자(SI)들이 보유한 보호예수 물량 등을 제외하면 실제 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될 수 있는 유동 주식 수가 극히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공급이 제한된 상태에서 특정 세력의 대량 매집이나 강력한 호재성 재료에 반응한 매수세가 한꺼번에 유입될 경우, 매도 물량이 씨가 마르는 '수급의 불균형' 현상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주가는 하락 없이 수직으로 상승하는 전형적인 '품절주 랠리' 양상을 띠게 된다. 사고싶어하는 대기 수요는 줄을 잇는 반면, 팔려는 물량이 없어 적은 거래량만으로도 상한가에 직행하거나 연일 급등세를 연출하는 것이다. 특히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동전주' 시절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으로도 주가 부양이 용이해 수급의 힘이 극대화되는 경향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품절주 랠리가 주가를 단기간에 천문학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거래량이 터지며 하락세로 반전할 경우 탈출하려는 매도세가 겹치면서 '매수 호가 공백'에 따른 급락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즉, 오를 때처럼 내릴 때도 제어할 수 없는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경고다.
마지막으로 압도적인 '쇼트 스퀴즈(Short Squeeze)'와 포모(FOMO) 현상이 이번 폭등의 기폭제로 꼽힌다. 주가가 상식적인 범위를 벗어나 급등하기 시작하자, 하락에 배팅했던 공매도 세력이나 대차 물량 보유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피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주식을 되사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가가 임계점을 넘어서는 순간,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빌려 팔았던 주식을 되갚기 위해 급하게 매수 주문을 넣는 '쇼트 스퀴즈'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한다. 이 과정에서 강제적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는 다시 폭등하고, 이는 또 다른 손절매를 부르는 이른바 '상승의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비엘팜텍처럼 유동 물량이 적은 종목에서 이러한 쇼트 스퀴즈가 발생할 경우, 주가는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수직으로 치솟는 특성이 있다.
여기에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산된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기름을 부었다. 연일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는 주가를 보며 "지금이라도 올라타지 않으면 나만 기회를 놓친다"는 공포 섞인 추격 매수세가 대거 유입된 것이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단기 수익 인증 글이 퍼지면서,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군중 심리에 휩쓸린 '광기'에 가까운 매수세가 붙었다는 평가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쇼트 스퀴즈와 포모가 결합한 급등은 수급의 힘이 빠지는 순간 주가가 급격히 무너질 위험이 크다"며 "누군가 마지막에 '상투'를 잡게 되는 전형적인 오버슈팅 구간에 진입한 만큼, 추격 매수에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 '제2의 에코프로'인가, '모래성'인가
현재 비엘팜텍의 주가는 기업의 펀더멘털(기초 체력)과는 완전히 괴리된 상태라는 것이 중론이다. 일부 낙관론자들은 현재 추진 중인 신사업이 실질적인 매출로 이어지고, 대규모 외자 유치 등이 현실화된다면 현재의 시가총액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비관론자들은 특별한 공시나 실적 뒷받침 없이 수급만으로 올린 주가는 모래성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특히 금융당국의 조회공시 요구와 투자경고·위험 종목 지정에도 불구하고 오름세가 꺾이지 않는 점은 위험 요소다. 향후 '차익실현 매물 폭탄'이 투하될 때 하한가 직행 등 걷잡을 수 없는 폭락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 코스닥 '성장의 아이콘' vs '수급의 기현상' >
| 구분 | 에코프로 (성장주 랠리의 표본) | 비엘팜텍 (수급 중심의 오버슈팅) |
| 상승동력 | 확실한 전방 산업 성장: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의 폭발적 팽창에 기반 | 막연한 기대감과 수급: 신사업 기대감과 유동 물량 부족에 따른 품절주 효과 |
| 실적뒷받침 | 실질적 실적 폭발: 영업이익이 수천억 원대로 급증하며 숫자로 입증 | 적자 지속 및 체질 개선 중: 적자 폭은 줄었으나 아직 뚜렷한 흑자 전환 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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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성격 |
국내외 기관·외인·개인: 전 세계적 관심 속에 거대 자본이 유입 | 개인 및 특정 수급: 단기 차익을 노린 개인 투심과 쇼트 스퀴즈 세력 결합 |
| 시장지위 | 업종 내 대장주: 2차전지 소재 분야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안착 | 중소형 테마주: 시가총액이 작고 가벼워 적은 자금으로도 변동성 극대화 |
| 핵심키워드 | #2차전지 #실적성장 #글로벌1위 | #동전주의반란 #품절주 #신약파이프라인 |
■ 지배구조, 자본금 및 발행주식 현황
비엘팜텍(blpharmtech.com)의 최대주주는 코스닥 상장사인 (주)비엘(구 바이오리더스)이다. (주)비엘은 과거 구주 양수도 계약 및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2025년 3분기 분기보고서(9월30일 기준) 기준 현재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약 20%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소액주주의 비중이다. 전체 주주 수의 99% 이상이 소액주주이며, 이들이 보유한 주식 비율 역시 유동 주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는 호재 발생 시 강력한 수급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경영권 방어와 주가 변동성 관리에 취약한 구조를 시사한다.
현재 비엘팜텍의 자본금은 약 44억원 규모이다. 액면가 500원의 보통주를 발행하고 있으며, 상장 주식 수는 약 2,700만주 수준이다. 과거 수차례의 전환사채(CB) 발행과 전환권 행사를 통해 발행주식 수가 지속적으로 변동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주가 관리를 위한 유통 물량 조절에 집중하는 양상을 보인다. 시가총액은 주가 폭등 전 100억원대 미만의 '초소형주'였으나, 최근의 랠리로 인해 외형상 규모가 급격히 팽창했다.
비엘팜텍의 재무제표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적자 폭 축소'이다. 수년간 이어진 영업손실은 비엘팜텍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혔다. 2023년 약 55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으나, 2024년 말 기준 적자 폭을 10억원대 중반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특히 홈쇼핑 사업부 축소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기순이익 역시 수백억 원대에 달하던 손실 규모를 70억원대 수준으로 방어하며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다.
비엘팜텍 측은 자회사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와 바이오·헬스케어 중심의 사업 재편을 통해 2026년을 흑자 전환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의 속도가 주가 상승의 가파른 곡선을 따라잡을 수 있느냐가 향후 주가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 비엘팜텍, 단순 유통 넘어 '바이오·글로벌'로 사업 축 이동
비엘팜텍은 최근 고부가가치 신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순히 물건을 떼어 파는 유통사에서 원천 기술을 보유한 기술 기반 기업으로 진화한다는 복안이다.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바이오 신약 개발 사업이다. 최근 비엘팜텍은 차세대 약물 전달 및 표적 분해 기술인 '분자접착제(Molecular Glue)' 플랫폼에 대한 기술수출(L/O) 기대감을 키우며 시장의 관심을 독점했다. 또한 최근 정광호 박사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하며 글로벌 ALT(Alternative Lengthening of Telomeres) 기반 항암 신약 개발을 본격화했다. 이는 암세포의 불멸성을 차단하는 새로운 기전으로,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를 통한 기술이전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약 벤처 '멜라니스' 인수를 통한 정밀 의료 시장 진출도 구체화되고 있다. 인공 멜라닌 기반의 MRI 영상진단 조영제 플랫폼인 'ML-101'은 기존 가돌리늄 계열 조영제의 부작용을 극복할 대안으로 꼽힌다. 현재 대량 생산 기술 정립을 완료하고 국가신약개발과제로 선정되어 비임상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이는 조기 진단 시장의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혁신 신약 후보군으로 평가받는다.
헬스케어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 해외 유통망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유럽 내 대형 유통 채널 입점을 통해 '미스터민(Mr. Min)' 등 K-푸드 브랜드를 본격 론칭하며 현지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식품 유통에서 확보한 현금 창출력(Cash Cow)을 바이오 및 체외 진단 사업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해 글로벌 헬스케어 강자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건기식 네트워크에 체외 진단 의료기기 사업을 결합하여 '예방부터 사후 관리'까지 아우르는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구축 중이다. 데이터 기반의 정밀 의료 트렌드에 발맞춰 진단 키트 라인업을 보강하고, 이를 자사의 건기식·의약품 유통망과 연계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