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주요 지역의 거래량은 효력 발생 전 1,797건에서 지정 후 단 31건으로 무려 98% 이상 급감했다. 서울시는 이를 '투기 수요 차단 효과'로 분석하며 정책의 승리를 선언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의 시각은 싸늘하다. 거래량이 2% 수준으로 쪼그라든 상태에서 산출된 상승률 둔화(강남 0.83%→0.16% 등)는 시장이 안정된 것이 아니라, 거래 자체가 성립되지 않아 발생하는 '통계적 착시'에 가깝다.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가 규제의 서슬 아래 관망세로 돌아선 '동사(凍死) 상태'를 안정화로 포장하는 것은 아전인수격 해석이라는 지적이다.
■ 재산권 침해 논란 속 '1년 연장' 강행…거주 이전의 자유는 어디에
서울시는 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수 등 주요 재건축 단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내년 4월까지 또다시 1년 연장했다. 투기 과열을 막겠다는 명분이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사유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실거주 의무가 부여되는 토지거래허가제는 급매물을 내놓아야 하는 사정이 있는 집주인들의 발목을 잡고, 실수요자들에게는 가혹한 자금 조달 증빙과 실거주 조건을 강요한다. 시는 실거주 의무 위반자에게 실거래가의 10%에 달하는 이행강제금이라는 '채찍'까지 예고했다. 이는 공공의 이익이라는 이름 아래 개인의 거주 이전 자유를 과도하게 억압하는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 '풍선효과 없다'는 장담의 유효기간…억눌린 수요의 역습 경고
서울시는 마포·성동·강동 등 인접 지역의 상승세도 주춤해졌다며 '풍선효과'가 없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이는 현재 고금리와 대출 규제가 맞물린 일시적인 소강상태일 뿐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억눌린 수요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잠재되어 있을 뿐이며, 향후 금리 인하 등 외부 요인이 변화할 경우 규제를 피한 지역이나 규제가 풀리는 시점에 폭발적으로 분출될 위험이 크다.
실제로 과거 사례를 보면 특정 지역을 규제로 묶었을 때 인근 비규제 지역의 키 맞추기 상승이 일어났던 전례가 허다하다. 현재의 주춤한 지표를 두고 정책적 성공을 확신하기에는 시장의 잠재적 에너지가 여전히 뜨겁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 214곳 현장 점검과 전수 조사…압박 수단이 된 부동산 행정
서울시는 59건의 의심 거래를 적발하고 중개사무소 214곳을 현장 점검하는 등 유례없는 '저인망식' 단속을 벌이고 있다. 가족 간 증여세 탈루 의심 사례를 국세청에 통보하는 등 강력한 압박 카드를 꺼내 들었다.
물론 불법 거래 단속은 필요하지만, 정상적인 거래마저 '잠재적 범죄'로 취급하는 듯한 고강도 조사는 중개업계의 위축과 시장의 경직성을 초래한다. 행정력을 동원해 인위적으로 가격을 누르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결국 규제가 느슨해지는 틈을 타 가격이 급등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
김성보 행정2부시장은 실효성이 확인되었다고 강조했으나, 진정한 시장 안정은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가운데 가격이 완만하게 관리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지금처럼 거래를 '0'에 가깝게 수렴시켜 가격 상승을 막는 방식은 시장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독약이 될 수 있다.
서울시는 규제 강화로 얻은 일시적인 정적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연장과 단속이라는 '규제의 칼' 뒤에, 시민들이 원하는 지역에 양질의 주택을 제때 공급하겠다는 '공급의 확신'이 동반되어야 한다. 억누르기만 하는 부동산 정책은 결국 더 큰 시장 반발을 불러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