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온인주 기자 |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하면서 에너지원을 넘어 산업의 기초 원자재인 황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축인 중동발 물류 차질로 황산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중국과 인도네시아를 필두로 한 글로벌 이차전지 소재 생산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 호르무즈 해협 통과 물동량 타격… 황 가격 ‘수직 상승’
최근 이란과 미국 간의 갈등 상황 속에서 글로벌 황산 공급망이 직격탄을 맞았다. 카타르에너지는 드론 공격의 영향으로 LNG 및 석유화학 제품과 함께 황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카타르의 황 생산 능력은 연간 약 380만 톤으로, 2025년 기준 전 세계 해상 황 무역량의 약 8%를 차지하는 핵심 공급처다.
문제는 전 세계 해상 유황 무역량의 50%(연간 약 2,000만 톤)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는 점이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주요 수출국의 물류가 차단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황산 가격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실제 황산 평균 가격은 2024년 톤당 50달러에서 2025년 93달러를 거쳐, 최근 들어 160달러에 육박하며 급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 중국 황산 가격 추이 (Spot 기준): 2024년 톤당 50달러 수준이던 중국 내 황산 현물 가격은 중동발 공급 불안 이후 급등해 2026년 2월 157달러를 돌파했다. / 자료= DB증권
■ 배터리 소재 수익성 악화… ‘가격 전가’ 여부가 생존 관건
원료로 사서 써야 하는 배터리 업체들은 수익성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황산 가격 급등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MHP(니켈 중간재)와 황산니켈, LFP(리튬인산철) 원료인 인산염 생산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중국은 황의 대외 의존도가 50%에 달하며, 그중 56%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네시아 역시 황 수입의 75%를 중동에서 조달 중이다.
저가형 배터리로 꼽히는 LFP 양극재는 1톤 생산에 약 0.9톤의 황이 투입되어 가격 민감도가 매우 높다. MHP 1톤 생산에는 무려 약 11.7톤의 황이 필요해 니켈 생산 원가 상승의 주범이 되고 있다. DB금융투자는 니켈 및 인산염 생산 비용 상승이 배터리 비용 상승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며, 원가 상승분을 시장에 제대로 전가하지 못할 경우 실적 타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아시아 제련소는 반사이익… LS MnM 황산 부문 이익률 40% 상회
DB증권 안회수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중동발 공급망 차질은 아시아 지역 제련소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되고 있다. 국내 최대 비철금속 기업인 LS MnM(옛 LS니꼬동제련)은 구리를 제련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황산이 발생하는데, 황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2025년 1분기부터 황산부문 이익률이 40%가 넘어 구리보다 이익기여도가 컸다. 올해 들어 이익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LS MnM의 황산 매출은 2025년 1,000억 원에서 2026년 3,000억 원 이상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배터리 업계가 원가 상승과 가격 전가 문제로 고심하는 사이, 구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덤으로 황산을 생산하는 제련소들은 제품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를 취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 LS MnM 영업이익 및 황산 부문 이익 추이: 황산 가격 상승에 힘입어 LS MnM의 황산 부문 이익 기여도가 급증하고 있다. 2025년 약 1,000억 원 수준이던 황산 매출은 2026년 3,000억 원 이상으로 수직 상승할 전망이다. / 자료= DB증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