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여원동 기자 |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이란이 보복 카드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원유 수송의 동맥이 끊길 위기에 처하면서 국제유가는 일시적인 수급 불안을 넘어 구조적 리스크 국면에 진입했다.
하나증권 전규연 연구원은 3월 3일 발표한 리포트를 통해 이번 사태가 원유 시장의 본질적인 리스크를 확대시켰다고 분석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하메네이 사살에 대한 '단호한 처벌'을 다짐하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예고한 상태다. 이곳은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20%, 해상 수송량의 27%가 지나는 핵심 경로로, 일일 물동량만 2000만 배럴에 달한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UAE가 보유한 일부 우회 파이프라인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유조선은 대안 경로가 없어, 봉쇄 시 공급 지연과 운송비 폭등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다.
이란 입장에서도 해협 봉쇄는 양날의 검이다. 현재 이란은 일일 33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 중 90%를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봉쇄 시 자국 경제의 생명줄이 끊기게 된다. 내부적인 경제난과 반정부 정서를 고려하면 장기 봉쇄는 부담스럽겠지만, 지도부 사살에 대한 명분 차원에서 '완전 봉쇄'에 가까운 위협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향후 유가 향방은 군사적 충돌의 기간과 강도에 따라 세 가지 시나리오로 갈릴 전망이다. 우선 1~2주 내에 극적인 외교적 합의가 이뤄지는 '베스트 시나리오'의 경우, 현재 원유 시장이 초과 공급 국면임을 고려할 때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배럴당 60달러대까지 하향 안정화될 수 있다.
반면, 1~2개월간 국지적 충돌과 선박 괴롭힘이 이어지는 '베이스 시나리오'에서는 물류비용과 위험 프리미엄이 반영되며 유가가 90달러 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악의 상황은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봉쇄와 주변국 정유 시설 타격이 동반되는 '워스트 시나리오'다. 이 경우 물리적 공급 차질이 현실화되면서 유가 상단은 120달러 내외까지 열릴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공급 부족 우려에 대응해 OPEC+ 8개국은 계획보다 많은 증산을 논의 중이며, 사우디와 UAE는 이란의 추가 공습에 대비해 이미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배제한 기본 수급 여건은 여전히 공급 우위에 있다는 점을 변수로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