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반정부 시위 상황을 명분으로 사실상 '체제 전복(Regime Change)'을 시사하면서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란 내 유혈 사태를 "미국의 음모"라고 규정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리더십"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글로벌 원유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했다.
■ "5~7일이면 공격 준비 완료"…戰雲 감도는 중동
1월19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주 중동 지역으로 항공모함과 전투기 등 주요 전력을 집중 이동시킨 데 이어 현지 체류 직원들에게 철수 권고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통상적으로 군사 행동 직전에 이뤄지는 절차라는 점에서 '공격 임박설'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만 내려진다면 미국이 전면적인 공격 진용을 갖추는 데 불과 5~7일밖에 소요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인터뷰를 통해 "이란의 새로운 리더십을 찾아야 할 때"라고 언급한 것은 단순한 압박을 넘어 군사적 옵션을 통한 물리적 개입까지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 이란 원유 '수출 전면 중단' 시나리오…油價 상방 압력 어디까지?
이란은 일일 약 32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세계 6위 산유국이다. 전 세계 공급량의 약 4%를 차지하는 이란의 생산 설비가 타격받을 경우 국제 유가는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이미 주요 투자은행(IB)들은 공포에 질린 보고서를 쏟아내고 있다. 씨티그룹은 당장 내달부터 이란의 원유 수출이 전면 차단될 경우 브렌트유가 2분기 중 배럴당 71달러 선을 위협할 것으로 봤다.
골드만삭스의 분석은 더욱 구체적이다. 이란의 생산량이 하루 100만 배럴만 감소해도 유가는 즉각 20달러 급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미·이란 간의 전면전으로 생산이 완전히 중단되는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으며 세계 경제를 대공황 수준의 충격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에너지의 목동맥' 호르무즈 해협…봉쇄 땐 공급 20% 증발
가장 치명적인 리스크는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이다. 이란은 미군의 공격을 받을 경우 보복 수단으로 해협 폐쇄를 카드로 꺼내 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하루 약 2000만 배럴의 원유가 이 좁은 통로를 지난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UAE 등 주요 산유국들의 수출길이 사실상 차단되는 셈이다. 골드만삭스는 해협 통행이 절반만 감소해도 유가가 일시적으로 110달러까지 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드베어 그룹의 나이절 그린 CEO는 "에너지 트레이더들은 호르무즈 해협이 단순한 해로를 넘어 글로벌 석유 공급망을 마비시킬 수 있는 '전략적 지뢰밭'으로 변하는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 걸프 국가들의 만류…"미국 경제도 자폭하는 길"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사우디와 오만, 카타르 등 주변 걸프 국가들은 미국을 설득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이란 공격으로 인한 유가 폭등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공을 들여온 경제 성과를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경해, 중동 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샌드스톤은 "이란의 공급 공백을 OPEC+가 즉각 보충하지 못한다면 시장은 역대급 변동성에 직면할 것"이라며 기업들의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