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미국 빅테크의 상징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NAS:GOOGL)이 마침내 '시가총액 4조 달러(약 5300조원)'라는 전미(全美) 증시 사상 네 번째 대기록을 달성했다.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던 구글이 '제미나이(Gemini)'와 '자체 반도체(TPU)'라는 양 날개를 달고 화려하게 비상하고 있다.
■ 4조 달러 고지 점령 후 안착 시도
한국 시간 1월13일 오전10시37분 현재, 나스닥 시장(1월12일 오후8시37분)에서 알파벳 C클래스(GOOG)의 주가는 전장 대비 약 1.15% 상승한 332.92달러를 기록하며 견고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간밤 현지 시간 12일 장중 한때 C클래스 주가는 334.44달러까지 치솟으며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로써 알파벳은 앞서 4조 달러를 넘었던 MS(3.56조 달러)와 애플(3.83조 달러)을 제치고, 현재 1위인 엔비디아(4.49조 달러)를 턱밑까지 추격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시총 2위 기업으로 우뚝 섰다.
한편, 알파벳의 주식은 크게 A클래스(GOOGL)와 C클래스(GOOG)로 나뉘어 거래된다. 두 주식의 결정적 차이는 기업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의결권(투표권)’의 유무에 있다.
A클래스는 일반적인 보통주로 1주당 1개의 의결권을 갖는다. 반면, 이번에 시총 4조 달러 돌파의 주역인 C클래스는 의결권이 없는 주식이다. 이는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등 구글 창업자들이 외부 자본을 조달하면서도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도입한 장치다. (상장되지 않은 B클래스는 창업주 전용으로 1주당 10개의 의결권을 보유한다.)
투자자 입장에서 두 종목의 주가 흐름은 거의 동일하게 움직인다. 경영 참여보다 단순 시세 차익을 노리는 개인 투자자들은 보통 C클래스를 선호하며, 주주총회 투표권을 중시하는 기관 투자자들은 A클래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사상 최고가 랠리에서는 두 클래스 모두 폭발적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알파벳의 압도적인 AI 경쟁력을 입증했다.
■ 제미나이 vs 챗GPT "구글의 무서운 추격"
알파벳 주가를 끌어올린 가장 큰 원동력은 AI 검색 시장의 점유율 변화다. 1년 전만 해도 오픈AI의 챗GPT가 점유율 80% 후반대를 기록하며 시장을 독식했으나, 최근 흐름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웹 트래픽 분석 및 디지털 시장 인텔리전스 기업 시밀러웹의 분석에 따르면, 제미나이의 시장 점유율은 1년 전 5.4%에서 현재 21%까지 급증했다. 반면 챗GPT는 61% 수준으로 내려앉으며 '절대 강자'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OS와 워크스페이스, 유튜브 등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독보적인 생태계에 제미나이를 이식함으로써 '압도적 배포 능력'의 힘을 증명했다는 평가다.
■ TPU vs GPU "엔비디아 의존 없는 AI 독립"
투자자들이 알파벳에 열광하는 또 다른 차별점은 '비용 효율성'이다. 경쟁사인 MS가 엔비디아의 GPU를 천문학적인 비용으로 구매해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반면, 알파벳은 자체 설계한 텐서처리장치(TPU, Tensor Processing Unit)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TPU는 이름 그대로 AI의 기본 데이터 단위인 '텐서' 연산에 최적화되어,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가성비와 속도를 자랑한다
구글의 최신 6세대 TPU '트릴리움(Trillium)'은 엔비디아의 H100/H200 대비 추론 성능당 비용이 최대 4.7배 저렴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력 소모 또한 GPU 대비 60~65% 적어, 최근 빅테크의 화두인 '그린 AI' 환경 구축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자체 칩 비중이 높아지면서 알파벳은 AI 서비스 규모가 커질수록 타사보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는 구조적 기틀을 마련했다.
■ 3조 달러에서 4조 달러까지 단 4개월... 르네상스 맞은 알파벳
알파벳은 지난해 9월16일 시총 3조 달러를 돌파한 이후, 불과 4개월 만에 1조 달러를 추가하는 경이로운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만 주가가 64.78% 폭등하며, 'AI 거품론'을 잠재우고 실질적인 수익 모델을 증명해냈다.
월가 전문가들은 "애플이 AI 도입 지연으로 주춤하고, MS가 엔비디아 칩 수급 비용 문제로 고민하는 사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수직 통합한 알파벳이 진정한 승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한다. 알파벳의 4조 달러 돌파는 전 세계 검색 시장의 지배력을 바탕으로 AI 인프라부터 서비스까지 장악하는 '구글 르네상스'의 시작으로 풀이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