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이준오 기자 | 내년 상반기 중으로 집주인과 세입자 쌍방의 정보공개를 전제로 한 새로운 임대차 계약 모델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전국이 떠들썩했던 전세 사기 사건 이후 임대인의 정보는 제공되고 있지만, 임차인의 정보는 모르는 상황이 차별적이라는 지적에 따른 움직임이다.
12월8일 대한주택임대인협회에 따르면 프롭테크(proptech·부동산과 기술의 합성어) 기업, 신용평가기관 등과 임대인·임차인 스크리닝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집주인이 세입자를 들였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세입자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최근 3년간 임차료, 공과금 체납 이력, 계약 갱신 여부 등은 물론 반려동물, 흡연 여부 등도 알 수 있다. 세입자 근무 직군, 주요 거주 시간대도 확인할 수 있다. 이전 임대인 면접을 통해 세입자의 월세 지불 성실도나 재임대 및 추천 의향도 담길 예정이다.
서비스 등장 배경으로는 집주인과 세입자 간 정보 비대칭성 확대가 거론된다. 2021년 전세 사기가 사회적 문제로 다뤄지면서 계약 전 세입자는 집주인 보유 주택 수, 보증 사고 이력, 세금 체납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됐지만 집주인이 세입자 정보를 얻을 장치는 마련되지 않았다.
집주인들 사이에서는 “현재 깜깜이 임차 계약 시스템으로는 내 집에 전과자가 들어오는지 알 길이 없다”며 6개월 세입자 인턴 과정을 제안하는 국민 청원까지 등장했다.
세입자 또한 임대인의 임대주택 안전도를 확인할 수 있다. 등기부등본 분석을 통한 권리분석, 집주인 보증금 미반환 이력, 국세 및 지방세 체납 현황, 선순위 보증금 예측 등도 알 수 있다.
해외의 경우 계약 전 세입자 정보를 확인하는 유사 제도가 보편화돼 있다. 미국 최대 부동산 플랫폼인 질로에서는 세입자가 신용 점수, 연체 기록, 범죄 기록 등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으며 독일에서는 집을 구할 때 소득, 직업 등 자신에 대한 설명서를 작성해 집주인, 금융기관 등에 제출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협회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프롭테크가 보유한 부동산 플랫폼에 먼저 도입한 뒤 네이버, 직방 등 다른 부동산 중개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물이 많다면 세입자 모시기에 나서겠지만 지금처럼 전월세 물량 감소가 이어질 경우 세입자를 가려서 받겠다는 ‘임차인 면접제’ 움직임은 확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