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인공지능(AI) 혁명의 거대한 파고를 타고 전례 없는 성장의 물결에 올라탔다.
2023년의 시장 침체기를 뒤로하고, 올해 134%, 내년 53%라는 경이로운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 규모가 사상 최고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단순한 반등을 넘어, AI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메모리 시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주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 "AI 혁신이 시장의 근본적 변화 주도"…메모리 시장 8천억 달러 돌파 예고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지난 1월 2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메모리 시장 규모는 2023년 2,354억 달러(약 315조 원)에서 올해 5,516억 달러(약 738조 원)로 134%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고성장세는 내년에도 이어져 8,427억 달러(약 1,12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어, 3년 만에 시장 규모가 3배 이상 커지는 '슈퍼 사이클'의 도래를 예고한다. 연간 성장률은 2023년 46% 하락에서 올해 134% 급등, 내년 53% 증가로 극적인 턴어라운드를 보여준다.
특히 AI 시대를 맞아 데이터 처리의 핵심이 되는 D램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D램 매출액이 작년 대비 144% 증가한 4,043억 달러(약 54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AI 서버 및 고성능 컴퓨팅(HPC) 수요 폭증이 D램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된다.
낸드플래시 시장 역시 D램 못지않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낸드 매출액은 작년 대비 112% 성장한 1,473억 달러(약 197조 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학습에 필요한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고용량 낸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를 비롯한 데이터 스토리지 솔루션의 고도화도 낸드 시장 성장에 기여한다.
■ "공급 부족 해소 기미 無"…2027년까지 '공급자 우위' 시장 지속
이처럼 폭발적인 수요 증가에 비해 공급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트렌드포스는 "메모리 시장 전반에 걸쳐 공급 부족 현상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이는 가격 결정권이 여전히 공급업체들에게 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공급자 우위 시장은 D램과 낸드의 계약 가격이 2027년까지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를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메모리반도체 산업은 과거에도 수급 불균형에 따라 '업-다운(Up-Down) 사이클'을 반복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이클은 AI라는 강력한 변수가 더해지면서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AI 기술 발전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고, 그 적용 범위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고성능 메모리에 대한 수요는 구조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같은 고부가가치 D램 제품군은 AI 시대의 핵심 부품으로 자리매김하며, 이들 제품의 공급 부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K-반도체, 선제적 투자와 기술 리더십 강화 시급"
이러한 메모리 시장의 'AI 빅뱅'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주도해 온 우리나라,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는 거대한 기회이자 동시에 전략적 투자를 요구하는 중요한 시그널이다. 양사는 이미 HBM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과시하며 AI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트렌드포스의 보고서는 단순히 시장 규모의 확대를 넘어, AI 시대에 필요한 메모리반도체의 성능과 용량, 그리고 효율성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세 공정 기술력 강화는 물론, HBM과 같은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AI 프로세서 제조업체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또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불안정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생산 능력 확보와 유연한 공급망 관리 전략도 필수적이다.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압도적인 기술 격차를 유지하고 선제적인 투자로 미래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K-반도체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핵심 과제가 된다. 202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황금기'를 맞아, 우리 반도체 기업들이 다시 한번 글로벌 시장의 최정점에 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글로벌 하이테크 산업 전문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Force)'
트렌드포스는 2000년 대만에서 설립된 글로벌 하이테크 산업 전문 시장조사기관이다. 초기 DRAM 산업 정보 플랫폼인 'DRAMeXchange'를 통해 반도체 시장 분석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반도체(DRAM·NAND), 디스플레이 패널, LED, 태양광 에너지, 통신 및 인공지능(AI) 등 광범위한 IT 공급망 전반을 연구하고 있다.
이 기관은 특히 메모리 반도체 수급 및 가격 전망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기업들의 공장 가동률과 재고 현황, 공정 전환 속도 등을 정밀하게 추적해 발표하는 보고서는 글로벌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들의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현재 대만 최대 규모의 민간 기술 연구 기관으로 성장했으며, 타이베이 본사 외에도 중국 선전, 베이징 등 주요 거점에 사무소를 운영하며 중화권과 글로벌 시장을 잇는 전략적 분석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서버 시장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차세대 반도체 공정 변화에 대한 심층 분석을 통해 글로벌 테크 업계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