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온인주 기자 |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을 운영하는 메타(Meta)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해 미국 원자력 기업들과 대규모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국내 원전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특히 원전 시공사(건설사)와 기자재 업체들이 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강력한 매수세가 유입되는 모습이다.
■ 현대건설 20%대 급등…기자재·설계株까지 '온기'
1월12일 주식시장에서는 메타의 '원전 동맹' 소식이 전해지며 오후 들어 관련주들의 상승폭이 더욱 확대됐다.
이날 오후 3시 22분 기준 현대건설은 전일 대비 1만 5300원(20.18%) 오른 9만 110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대형 원전 시공 능력뿐만 아니라 SMR(소형모듈원전) 분야에서의 경쟁력 관련 기대감이 부각된 결과로 풀이된다.
원전 계측기 및 핵심 부품 업체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우진은 15.28% 급등한 2만 1050원을 기록했고, 피팅·밸브 기업 태광 역시 14.47% 오른 2만 6100원에 거래되며 강세를 보였다. 이 밖에도 태웅(+8.38%), 성광벤드(+4.95%) 등 원전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훈풍이 불었다.
전통적인 원전 대장주인 두산에너빌리티는 4.63% 상승한 8만 8100원에, 설계 전문 기업인 한전기술은 5.44% 오른 10만 2700원을 기록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 메타, '즉시 전력'과 '미래 SMR' 투트랙 전략 가동
시장에서는 이번 상승세가 단순한 테마성 등락이 아닌, AI 산업의 구조적 성장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메타는 지난 9일(현지시간) 비스트라, 오클로, 테라파워 등 3개 사와 증설분까지 포함해 총 6.6기가와트(GW) 규모의 전력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통상적인 원전 6~7기로 추정되는 막대한 규모로, 메타는 '기존 원전'을 통해 당장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고, 차세대 SMR·MMR 투자를 통해 미래 전력 수요에 대응하는 '투트랙 전략'을 선택했다.
우선, 당장 필요한 전력은 기존 원전 운영사인 비스트라를 통해 조달한다. 메타는 비스트라와 20년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 지역 원전에서 전력을 올 하반기부터 공급받을 계획이다.
반면, 미래 전력 수요는 차세대 원전인 SMR(소형모듈원전)과 MMR(마이크로모듈원전) 개발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해결한다. 메타는 샘 알트만이 투자한 오클로로부터 1.2GW,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로부터 2.8GW의 전력을 공급받기로 했다. 특히 테라파워는 2032년부터 메타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으로, 이는 2027년 이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SMR 시장을 선점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 빌 게이츠의 '테라파워', 韓 기업 수혜 연결고리
이번 계약 리스트에 '테라파워'가 포함되면서 국내 관련 기업들의 수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테라파워는 빌 게이츠가 2006년 설립한 4세대 SMR 기업으로, 한국 기업들과 이미 긴밀한 공급망(Supply Chain)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SK그룹(SK㈜,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22년 2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해 빌 게이츠에 이어 테라파워의 2대 주주에 올랐다. HD현대 역시 지난해 테라파워의 자금 조달 과정에 참여했으며, SMR 핵심 설비 중 하나인 원자로 용기 공급과 관련해 협업하고 있다.
원전 주기기 제작에 강점을 가진 두산에너빌리티 또한 테라파워의 SMR 프로젝트에 원자로 보호 용기 등 주기기 3종을 공급하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급증은 구조적인 변화"라며 "전통적인 대형 원전뿐만 아니라, SMR 상용화 시점이 다가올수록 기술력과 제작 능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