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중앙그룹의 콘텐츠 및 공간 사업을 총괄하는 중간지주사 콘텐트리중앙(036420)의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주요 자회사의 실적 회복이 더딘 가운데, 약속했던 기업공개(IPO)마저 불확실해지며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추락할 위기에 놓였다.
■ ‘BBB-’ 강등…투기 등급 전락 위기감 고조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12월29일 실시한 수시평가에서 콘텐트리중앙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금융시장에서 'BBB-'는 투자적격 등급 중 가장 낮은 단계다. 만약 여기서 한 단계만 더 떨어져 'BB+' 이하로 내려가면 ‘투자부적격(투기)’ 등급으로 분류되어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끊기고 조달 비용이 폭등하게 된다. 사실상 시장의 신뢰를 잃기 직전의 ‘마지노선’에 서 있는 셈이다.
■ 메가박스의 늪…수렁에 빠진 수익성
신용도 하락의 핵심 원인은 핵심 자회사인 메가박스중앙의 부진이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입은 대규모 영업적자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확산으로 콘텐츠 소비 행태가 변하면서 극장 수익성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자 지주사인 콘텐트리중앙의 자금 수혈 부담도 커졌다. 실제로 콘텐트리중앙이 메가박스중앙에 지원한 대여금 규모는 지난해 말 250억 원에서 지난달 말 기준 1,030억 원으로 4배 가까이 폭증했다. 자회사의 적자를 메우느라 지주사의 현금까지 바닥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SLL중앙 상장 지연, ‘4천억 풋옵션’ 폭탄 되나
또 다른 자회사인 콘텐츠 제작사 에스엘엘(SLL)중앙의 IPO 지연도 시한폭탄으로 꼽힌다. SLL중앙은 지난 2021년 프랙시스캐피탈과 텐센트로부터 총 4,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5년 내 IPO 완료'를 약속했다.
만약 약속한 기한 내에 상장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콘텐트리중앙은 투자자들에게 약 2.9%의 보장수익률을 얹어 투자금을 돌려줘야 하는 ‘회수(엑시트) 보장 의무’를 지게 된다. 한신평은 투자자와 체결한 이 약정이 콘텐트리중앙의 재무 구조에 미칠 악영향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1년 내 만기 차입금 2,824억…단기 유동성 ‘빨간불’
당장 내년 초부터 현금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콘텐트리중앙은 당장 내년 1월 30일, 1,142억 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 조기 상환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제작사 이매지너스 지분 취득을 위한 368억 원의 자금도 추가로 필요하다.
한신평 분석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콘텐트리중앙의 현금성 자산은 796억 원 수준이다.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을 합치더라도,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2,824억 원과 각종 금융 비용 등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콘텐트리중앙이 보유한 상장사 지분과 투자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상당하고, 코스피 상장사로서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이 남아 있어 당장 부도 위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수익성 개선 없이는 신용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