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건강을 챙기면서도 음주의 즐거움은 놓치지 않으려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소비 트렌드가 소주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낮은 도수·저칼로리·부드러운 풍미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자, 국내 주요 주류업체들이 저도수 소주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가 대표적인 맞대응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두 회사는 서로 다른 콘셉트와 제품 포지셔닝을 통해 저도수 소주 시장을 확장하면서 시장 선점에 나섰다.

■ 하이트진로 “부드러운 고급 증류식 소주” 전략
하이트진로는 부드러운 목넘김과 고급 증류식 풍미에 초점을 맞추며 신규 라인업을 강화했다. 올해 2월 출시된 ‘일품진로 마일드’(16.9도)는 기존 일품진로 대비 8.1도 낮춘 도수를 앞세웠다. 100% 국내산 쌀을 사용한 중간 원액만을 사용해 증류식 소주의 풍미는 유지하되 가벼운 음용감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2024년 3월 내놓은 ‘진로골드’(15.5도)는 희석식 소주 중에서도 낮은 도수로 포지셔닝하며, 저도수 희석식 시장 역시 본격 겨냥했다.

■ 롯데칠성음료 “맛·향으로 마시기 쉬운 소주” 전략
반면 롯데칠성음료는 과일 맛과 향을 더한 파생 소주로 ‘헬시 플레저’ 트렌드를 해석했다. 소주 ‘새로’의 파생 제품 ‘새로 다래’(12도), ‘새로 살구’(12도)를 앞세워 쓴맛을 줄이고 달콤·상큼한 음용감을 강조해 젊은 소비자와 가벼운 음주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기반이 된 ‘새로’(16도) 자체도 기존 소주보다 도수를 낮춘 데다 칼로리 326㎉로 평균 소주 대비 약 20% 낮춘 제품이다. 이를 바탕으로 롯데칠성의 저도수 소주 라인업 확장이 공격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 시장의 관전 포인트 “경쟁은 이제 시작”
시장에서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가 일시적 유행을 넘어 구조적 변화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저도수 소주는 단순 음용 선호를 넘어 △칼로리·도수 관리 요구 △숙취 부담 완화 △맛과 경험의 다양성 이라는 소비자 가치의 변화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저도수 트렌드는 국내 소주 시장의 세대 교체와 맞물려 있다”며 “향후 2~3년 동안 제품 포트폴리오와 마케팅 전략에서 업계의 최대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