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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0 (금)

예약은 LTE급, 취소는 먹통?…항공권 '수수료 함정'

주말·야간 고객센터 먹통에 위약금 덤터기…24시간 취소제 '유명무실'
게시판 접수 몰라 수십만원 손해…여행사들 불친절한 안내에 민원 폭주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즐거운 여행의 시작이 되어야 할 항공권 예약이 때로는 소비자들에게 거대한 '위약금 덫'이 되고 있다. 특히 주말이나 공휴일, 야간 등 여행사 고객센터가 운영되지 않는 시간대에 피치 못할 사정으로 취소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은 이른바 '수수료 폭탄'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명령 이후 시스템이 도입된 지 2년이 지났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전화가 안 돼서 수수료를 더 냈다"는 아우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 "시간이 곧 돈인데"…닫힌 고객센터에 타들어 가는 소비자

 

항공권은 여타 상품과 달리 '시간'이 가격과 수수료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다. 출발일이 임박할수록, 혹은 결제 후 시간이 경과할수록 위약금 요율은 기하급수적으로 치솟는다. 문제는 소비자의 '변심'이나 '사정'은 주말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는 점이다.

 

여행사 고객은 결제 직후 혹은 긴급한 질병으로 취소를 시도했지만, 일요일이라는 이유로 고객센터는 응답하지 않았다. 월요일 영업이 시작되자마자 상담원에게 돌아온 답은 냉혹했다. "취소 가능 시간이 지나 수수료 70%가 부과된다"는 것이었다. 소비자는 취소 의사가 확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연결 통로'가 막혀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수십만 원의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 공정위 명령 2년, 시스템은 있지만 '안내'는 실종

 

여행사들이 뒷짐만 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23년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나투어, 모두투어, 인터파크트리플 등 8개 대형 여행사를 대상으로 '영업시간 외 취소 불가' 약관을 시정하도록 명령했다. 이에 따라 현재 대부분의 여행사는 홈페이지 게시판, 마이페이지(MY페이지), 이메일 등을 통해 24시간 환불 신청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여행사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게시판이나 1:1 문의에 글을 남긴 시점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산정하기 때문에 고객 손해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인터파크 측 역시 "마이페이지에서 취소 버튼만 누르면 영업시간과 무관하게 접수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문제는 '직관성'이다. 예약 과정에서는 결제 버튼을 찾기 쉽도록 화려하게 배치하지만, 취소 방법이나 비대면 접수 경로에 대한 안내는 약관 구석에 숨겨져 있거나 매우 불친절하다. 전화 상담에 익숙한 고령층이나 긴박한 상황에 처한 소비자들은 고객센터 전화번호만 붙들고 있다가 골든타임을 놓치기 일쑤다.

 

■ 여행사별 제각각인 취소 방식…소비자 혼란 가중

 

주요 여행사의 환불 신청 방식은 통일된 기준 없이 제각각 운영되고 있어 혼란을 더하고 있었다.

 

하나투어는 환불 게시판 또는 이메일을 통한 접수, NOL인터파크는 마이페이지 내 '취소하러가기' 버튼 클릭 또는 1:1 문의, 모두투어는 마이페이지 내 온라인 상시 취소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플랫폼마다 명칭과 경로가 다르다 보니, 소비자가 급박한 상황에서 자사 앱의 특정 메뉴를 찾아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영업 외 시간에 전화를 걸었을 때 "게시판에 남겨주시면 해당 시점으로 수수료를 소급 적용해 드립니다"라는 안내 멘트조차 부족한 경우가 허다하다.

 

■ "UI·UX 개편 넘어 정부 모니터링 강화해야"

 

전문가들은 여행 업계가 '파는 기술'만큼 '환불해 주는 기술'에도 투자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시스템을 구축한 것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가장 직관적으로 취소 경로를 인지할 수 있도록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자사 플랫폼 안내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예약 확정 문자나 알림톡 보낼 때 '휴일 취소 방법'을 링크로 함께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안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모두투어가 도입 중인 '영업 외 시간 통화 시도 기록 소명 시 환불 지원'과 같은 유연한 보상 정책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24시간 예약이 가능하다면 24시간 취소 안내도 투명해야 한다. 항공권 발권 실적은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소비자 서비스는 여전히 '영업시간'이라는 구시대적 틀에 갇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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