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전영진 기자 | 유난히 길었던 침체의 터널 끝에 마침내 스크린과 관객이 다시 뜨겁게 마주했다. 2026년 설 연휴, 대한민국 극장가는 단순한 명절 대목을 넘어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극장’이라는 공간의 본질적 가치를 증명해낸 역사적인 분기점을 맞이했다.
복합문화공간 컬처스퀘어(CultureSquare)를 지향하는 롯데시네마에 따르면, 이번 연휴는 물리적 거리를 넘어 관객의 마음을 다시 스크린 앞으로 되돌려놓은 ‘완벽한 귀환’의 시간이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의 집계 결과는 시장의 예측을 상회했다. 지난 2월 14일부터 18일까지 닷새간 이어진 설 연휴 동안 극장을 찾은 일 평균 관객은 약 85만 명에 달했다. 특히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하루에만 99만 명의 관객이 극장으로 쏟아져 나오며 팬데믹 이후 설 연휴 ‘일일 최다 관객 수’라는 기록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이는 전년 대비 약 58% 급증한 수치로, 지난 수년간 한국 영화계가 감내해야 했던 긴 기다림의 시간을 보상받는 소중한 결과물이다.
이번 흥행의 핵심 동력은 한국 영화의 압도적인 질적 성장과 관객의 신뢰 회복에 있다. 외화 블록버스터에 안방을 내주며 고전했던 과거의 설과는 양상이 전혀 달랐다. 올해 설 연휴 한국 영화 점유율은 90%를 상회하며 ‘명절에는 우리 영화’라는 흥행 공식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시대를 관통하는 묵직한 서사와 주연 배우들의 명연기가 시너지를 낸 <왕과 사는 남자>는 연휴 기간에만 267만 명을 모으며 누적 417만 관객을 돌파했다. 여기에 첩보 액션의 정수를 보여준 <휴민트>가 강력한 몰입감을 선사하며 흥행의 또 다른 축을 견고히 지탱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를 두고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거센 물결 속에서도 ‘극장에서 함께 숨 쉬며 즐기는 경험’이 대체 불가능한 고유 영역임을 입증한 사례라고 분석한다. 지난해 관객들이 볼만한 한국 영화의 부재로 아쉬움을 삼켰다면, 올해는 탄탄한 완성도와 대중성을 겸비한 작품들이 잇따라 포진하며 관객의 발길을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 텅 비어있던 상영관을 가득 채운 관객들의 웃음과 눈물은 한국 영화가 가진 진정한 저력을 다시금 세상에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이번 설 연휴가 관객들이 극장으로 돌아오는 길을 환하게 밝혀준 소중한 전환점이 되었다고 평가하며, 올 한 해 다채로운 콘텐츠와 차별화된 서비스로 관객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현재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굳건히 수성 중인 <왕과 사는 남자>와 <휴민트>의 열기가 여전히 뜨거워, 설 연휴 이후에도 한국 영화의 장기 흥행 레이스는 한동안 극장가를 붉게 물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