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이준호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가 2026년 예산안을 13조 8,778억 원으로 편성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보다 무려 21.4% 늘었다. 한국 산업의 엔진을 '노동과 자본'에서 'AI 대전환'으로 통째로 바꾸겠다는 의지다.
산업부 예산안은 ▲산업 전반의 AX 확산 ▲첨단 및 주력산업 육성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 ▲통상·수출 대응 강화 ▲공급망 강화 ▲5극3특 균형성장 등 6대 분야에 집중적으로 배분됐다.
이번 예산의 핵심은 4가지로 꼽힐 만하다.
◆ AX, 제조업의 생존 방정식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AI 전환(AX)이다. 관련 예산이 1조 1,347억 원으로 작년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AI를 못 하면 제조업에 미래는 없다"는 게 정부의 메시지다.
제조업 생산성을 높이는 `AI 팩토리 선도 프로젝트` 예산은 2,200억 원으로 확대됐다. 2030년까지 500개 이상의 자율 제조 AI 팩토리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제조, 물류, 건설 현장 등에 활용될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예산은 2,149억 원에서 4,022억 원으로 대폭 늘려 산업 현장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단순 조립을 넘어 인간 노동력을 대체할 지능형 로봇에 사활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 반도체 초격차, '내실'에 집중하다
반도체 예산도 2배 이상 늘어난 4,685억 원이다. 주목할 점은 '미니 팹(Mini-fab)'과 '온디바이스 AI'다. 대기업 지원을 넘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실질적으로 제품을 검증할 인프라를 구축한다.
특히 가전과 자동차에 들어갈 'K-온디바이스 AI' 칩 개발에 신규 예산을 투입한 것은 고무적이다.
메모리 편중 구조를 깨고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바닥부터 다지겠다는 포석이다.
◆ 에너지 대전환, 실리와 명분 사이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을 위해 올해 8,972억 원의 예산은 1조 2,703억 원으로 41.6%라는 압도적인 증액률을 기록했다. RE 100 산단, 영농혁 태양광, 해상 풍력 등 정책 과제 이행과 관련한 RE100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 금융 지원을 3,263억 원에서 6,480억 원까지 두 배 늘렸다.
글로벌 수출 장벽이 된 '탄소 중립'에 대한 실전 대응이다.
동시에 원전 예산도 올해 대비 6.2% 늘린 5,194억 원을 편성, 차세대 SMR(소형모듈원전) 산업육성을 병행한다.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원전으로 보완하는 '에너지 믹스'의 현실적인 해법을 예산에 녹여냈다는 분석이다.
◆ 보호무역주의라는 '파고'를 넘는 방패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예산은 1조 7,353억 원으로 67.8%나 늘었다. 특히 미국 관세 인상 등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비한 '긴급 지원 바우처' 신설(424억 원)이 눈에 띈다.
공급망 예산 역시 11.8% 늘어나 2조 원에 육박한다. 공급망 및 경제 안보와 직결된 품목을 생산하는 중소 중견 기업의 신규 투자를 지원하는 예산은 45억 원에서 1,350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이제 산업 정책은 단순히 물건을 잘 만드는 것을 넘어, 대외 변수로부터 기업을 보호하는 '경제 안보'의 영역으로 진입했다.
이번 예산안은 대한민국 산업의 '체질 개선'과 밀접하다는 게 산업계의 분석이다. 낡은 관행적 지출을 깎아 AI와 첨단 산업에 몰아넣었다.
관건은 집행의 속도다. 글로벌 기술 패권 전쟁은 예산의 규모보다 '타이밍'에서 승패가 갈린다. 13.8조 원이라는 역대급 실탄이 현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혁신'으로 치환될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