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예술은 시대의 거울이다. 성인 예술가들이 파괴와 혼돈을 기록할 때, 아이들은 그 속에서 '희망'과 '조화'를 찾아낸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 미술 축제, 제6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아트페어(BIKAF) 미술공모전이 54일간의 대장정 끝에 그 화려한 결과물을 내놓았다.
■ 대상 ‘하트 플래닛’...지(知)·정(情)·의(意)로 빚어낸 인간과 AI의 공존
올해 영예의 대상은 제주동여자중학교 문서인 학생의 작품 ‘하트 플래닛(Heart Planet)’에 돌아갔다. 이 작품은 단순히 뛰어난 묘사력을 넘어, 중학생이라고는 믿기 힘든 인문학적 성찰이 돋보였다는 것이 심사위원단의 공통된 의견이다.
문서인 학생은 애니메이션 ‘인사이드아웃’과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에서 영감을 얻어, 인간 마음의 핵심 요소인 지(知)·정(情)·의(意)를 캐릭터로 시각화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인간이 공존해야 할 미래를 '차가운 기술(지)'과 '따뜻한 사랑(정)'의 조화로 해석해낸 대목은 현대 미술이 지향하는 사회적 메시지와 궤를 같이한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정종효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섬세한 디테일과 안정적인 색감은 물론, 전쟁 등 불안한 세계 정세 속에서 심리적 평온과 위안을 전하는 독창적인 완성도를 보여주었다”고 극찬했다.
■ 입시 미술의 틀을 넘어선 ‘실험적 시도’... K-아트의 저력 확인
이번 공모전은 유치부부터 고등부까지 전 연령대를 아우르며 총 54일간 진행됐다. 출품작들은 수채화, 유화는 물론 드로잉과 콜라주 등 기법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적인 시도가 줄을 이었다.
심사위원단(정종효 실장, 중국 텐진대 Sophie Huang 교수, 홍익대 김세중 교수)은 이번 심사에서 ‘탈(脫) 정형화’를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 학원 등에서 배운 정형화된 테크닉보다는 학생 개개인의 창의적 발상과 도전 정신이 얼마나 작품에 녹아들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폈다.
그 결과, 울산 외솔중 이서연(주제부문 금상), 해성유치원 전민결(자유부문 금상) 등 연령과 지역을 불문하고 발상과 완성도가 뛰어난 신예들이 대거 발탁됐다. 기관장상을 포함해 총 38명의 학생이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차세대 ‘K-아트’의 저력을 입증했다.
■ 단순 공모전 넘어 ‘국제 아트페어’로의 도약
사단법인 비카프(이사장 이영애)가 주도하는 BIKAF는 이제 단순한 학생 미술 대회를 넘어, 아이들의 작품이 세계로 연결되는 비즈니스와 예술의 복합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영애 이사장은 “아이들이 마음껏 표현하고 도전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미래 세대의 가능성을 세계 미술 시장으로 연결하는 가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글로벌 미술 시장은 기술적 화려함보다 작품이 주는 ‘심리적 치유’와 ‘인문학적 깊이’에 주목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BIKAF 대상작인 ‘하트 플래닛’은 시대적 흐름을 정확히 꿰뚫었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류의 평화와 AI 시대의 조화는 기성 예술가들에게도 적잖은 울림을 준다.
한편, 이번 공모전의 시상식은 오는 5월1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개최된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만원과 상장이 수여되며, 선정된 우수작들은 추후 아트페어 전시를 통해 대중과 직접 만날 예정이다. 5월, 영화의전당을 수놓을 아이들의 순수한 영감이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