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여원동 기자 | 국내 벤처 1세대의 성공 신화이자 한국 인터넷 산업의 기틀을 닦았던 포털 ‘다음(Daum)’이 인공지능(AI) 기술 기업 업스테이지를 새 주인으로 맞이하며 새로운 장(Next Chapter)을 연다.
카카오가 2014년 다음을 합병한 지 12년 만에 내린 이번 결정은 단순한 서비스 매각을 넘어, 플랫폼 업계의 생존 전략이 ‘포털’에서 ‘AI’로 완전히 전환되었음을 시사하는 상징적 사건이다.
<포털 다음(Daum)의 주요 M&A 히스토리>
| 시기 | 주요 사건 | 비고 및 의미 |
| 1995. 02 | 다음커뮤니케이션 설립 | 이재웅 창업자, 국내 1세대 벤처의 탄생 |
| 1997. 05 | '한메일' 서비스 출시 | 국내 최초 무료 웹메일, 인터넷 대중화 견인 |
| 1999. 05 | '다음 카페' 오픈 | 커뮤니티 중심의 포털 정체성 확립 |
| 2014. 10 | 카카오와 합병 (다음카카오 출범) | 모바일 강자 카카오와 포털 강자의 '빅딜' |
| 2015. 09 | 사명 '카카오'로 변경 | 그룹 중심축을 포털에서 모바일 메신저로 이동 |
| 2023. 05 | 사내독립기업(CIC) 분리 | 경영 효율화를 위한 독립 조직 운영 |
| 2025. 05 | 법인 분사 및 'AXZ' 설립 | 카카오의 100% 자회사로 물적 분사 |
| 2025. 12 | 다음 서비스 운영권 양도 | AXZ로 운영 주체 일원화 |
| 2026. 01 | 업스테이지와 인수 MOU 체결 | 12년 만에 카카오 품 떠나 AI 기업과 결합 |
이번 M&A는 방대한 데이터와 최첨단 AI 기술의 결합이라는 측면에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우선 업스테이지에 이번 인수는 글로벌 AI 전쟁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데이터 잭팟'과 같다.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솔라(Solar)'를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한국어 학습 데이터가 절실한 상황인데, 다음이 30년간 축적해 온 뉴스, 블로그(티스토리), 다음 카페의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는 대체 불가능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업스테이지는 이를 활용해 글로벌 수준의 AI 파운데이션 모델 경쟁력을 확보하고, 하반기로 예상되는 기업공개(IPO)에서 유니콘 이상의 기업 가치를 입증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 입장에서는 포털이라는 거대한 '간판'을 내주는 대신 강력한 '실리'를 챙겼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때 성장의 엔진이었으나 모바일 시대를 지나 AI 시대로 접어들며 수익성이 정체된 포털 사업을 떼어냄으로써 그룹 전체의 가벼운 몸집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동시에 정신아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내건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비핵심 계열사를 정리하는 동시에, 업스테이지의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카나나'로 대표되는 자체 AI 모델 외에 강력한 외부 기술 우군을 확보하게 됐다.
무엇보다 이번 빅딜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강한 의지가 투영된 결과로 알려졌다. 최근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김 창업자가 미래이니셔티브센터를 중심으로 그룹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며 던진 첫 번째 경영 승부수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이해진 네이버 GIO가 금융과 핀테크를 중심으로 지분 교환을 추진하며 수성(守城)에 나선 것과 달리, 김 창업자는 포털이라는 상징적 자산을 주고 AI라는 미래 엔진을 선택하는 공격적 행보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번 매각은 다음이라는 브랜드의 퇴장이 아닌, 포털의 옷을 입은 'AX(인공지능 전환) 플랫폼'으로의 재탄생을 의미한다.
네이버가 장악한 검색 시장과 구글의 AI 공세 속에서, 업스테이지의 기술력을 이식받은 다음이 어떠한 파괴력을 보여줄지가 향후 IT 업계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메일로 인터넷의 문을 열었던 다음이 이제 AI로 다시 한번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