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15년 만의 방한 일정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AI 반도체’가 아닌 ‘K전통주’와 뜻밖의 인연을 맺었다.
그의 손에 쥐어진 것은 바로 한국에프앤비파트너스의 프리미엄 막걸리 ‘너드(NERD) 12 타이거 에디션’이었다. APEC CEO 서밋 공식 만찬주로 선정된 이 제품은, 젠슨 황 CEO를 직접 찾아간 이성호 의장이 정성껏 준비한 ‘가장 한국적인 선물’이었다.
지난 10월31일 저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젠슨 황의 미디어 간담회 현장. 이성호 의장과 직원들은 쇼핑백에 막걸리 ‘너드 12’를 담아 들고 나타났다. 케이스 상단에는 호랑이가 새겨진 호작도 문양, 측면에는 ‘TAKJU OF KOREA’(한국의 탁주)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의장은 황 CEO에게 제품을 내밀며 “APEC CEO 서밋 공식 만찬주 중 하나”라며 “선물로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황 CEO는 “고맙다. 정말 놀랍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경호원에게 “금색 펜을 달라”고 요청했다. 검은색 펜으로 서명을 해오던 황 CEO는 검은색 박스 위에 금빛 사인을 남기며, 선물에 대한 존중을 표현했다. 사인을 마친 그는 제품을 다시 이 의장에게 건넸다. “마음만 받겠다”는 뜻이었다.
선물 전달은 무산됐지만, ‘황금 사인’이 남은 막걸리 한 병은 상징적인 의미를 갖게 됐다. K전통주와 세계 최고 AI 기업 CEO의 만남은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적 장면이 되었다. 이번 일화는 ‘팬 서비스’를 넘어, 한국의 전통 문화와 글로벌 혁신 리더 간의 감성적 연결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이성호 의장은 지난해 ‘너드 브루어리’를 인수하며 전통주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브랜드를 키워왔다.
‘너드12 타이거 에디션’은 호랑이를 상징하는 금빛 패키지와 프리미엄 숙성 공법을 통해 ‘K-전통주의 글로벌화’를 목표로 하는 전략적 제품이다. 이번 젠슨 황의 반응은 ‘AI 기술’과 ‘K문화’의 조우라는 점에서 더욱 상징적으로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