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10월 들어 다시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AI 반도체 생태계가 GPU 중심 구조에서 XPU(이기종 가속기) 중심 구조로 전환되는 가운데, HBM(고대역폭 메모리)와 첨단 패키징 기술을 모두 보유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구조적 수혜를 받을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지난 10월16일 기준 삼성전자는 장중 9만6천원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SK하이닉스 역시 한 달 새 15% 이상 상승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HBM4 조기 개발 발표와 삼성전자–엔비디아의 차세대 XPU 협력설이 맞물리며 투자심리가 한층 강화됐다.
XPU는 CPU·GPU·NPU 등 다양한 연산 코어를 하나의 패키지에서 통합해 작동시키는 차세대 반도체 구조로, AI 연산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이기종 가속기(heterogeneous accelerator) 기술이다. 이 구조의 핵심은 막대한 데이터 병렬처리를 감당할 고대역폭 메모리(HBM)다.
업계 관계자는 “XPU 구조는 메모리 접근 지연(메모리월)을 해소해야 하므로, HBM과 고속 인터포저 기술이 사실상 필수”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HBM4, HBM3E 등 고성능 메모리 수요는 엔비디아·AMD·인텔의 차세대 AI 칩 출시와 함께 2025년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HBM3E와 HBM4 양산 준비로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HBM과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I-Cube·X-Cube) 등 수직 통합 생산 체계를 갖춘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AI 인프라가 GPU 중심에서 XPU 중심으로 옮겨갈수록, 연산칩보다 메모리와 패키징의 가치가 커진다”며 “한국 반도체의 구조적 리레이팅이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글로벌 공급 확대, 기술 전환 속도, 중국 업체의 추격(CXMT 등)은 향후 변수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