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고은정 기자 | 추석 연휴를 끝내고 재개된 한국 증시가 첫 거래일에 급등세를 보이며,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610선을 돌파했다. 반도체 대형주의 강세가 지수 상승을 견인한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순매수가 시장을 주도했다.
1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1.39포인트(1.73%) 오른 3,610.60에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 한때 3,617.86까지 오르며 장중 최고치도 새로 썼다. 코스닥은 859.49로 5.24포인트(0.61%) 상승했다.
이날 증시 급등의 핵심 동력은 외국인 투자자였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무려 1조 605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닥에서도 2,369억 원을 순매수하며 양 시장 강세를 주도했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5,945억 원, 5,021억 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의 주역은 단연 전기전자/반도체 업종이었다. 긴 연휴 기간 동안 누적된 글로벌 반도체 업황 호재와 AI 반도체 랠리가 반영된 결과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대형주가 폭발적인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종가 기준 액면분할 후 최고가를 새로 쓰며 시장을 견인했고, SK하이닉스는 마침내 시가총액 300조 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IT 하드웨어 및 서비스 업종에서도 NAVER가 두나무 합병 기대감 등으로 강세를 보이는 등 기술주 전반에 대한 긍정적 투심이 확인됐다.
전반적인 랠리 속에서도 일부 업종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2차전지/에너지 업종에서는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대형주인 LG에너지솔루션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바이오 시총 상위 종목 중 알테오젠 등이 하락 마감했다. 또한,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합의 소식 등으로 일부 방산주가 하락 전환하는 특징을 보였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연휴 기간 달러 강세가 반영되며 전일 대비 21.0원 상승한 1,421.0원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대형주 위주로 급등한 가운데 환율마저 1420원대로 치솟으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초대형주에 집중된 쏠림 현상과 더불어 향후 증시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