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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8 (수)

"호르무즈 개방" 유조선 7척 '1400만 배럴' 수급 숨통

일주일치 원유 물량 동시 유입, 10일 '석유 최고가격제' 발표 최대 변수
정유사 수급 차질 해소…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 주유소 가격도 하향세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세계 경제의 혈맥이자 ‘바다의 화약고’로 불리는 호르무즈 해협이 마침내 문을 열었다. 미국과 이란의 극적인 2주간 휴전 합의에 따라 이란 정부가 해협 통행을 허용한 것이다.

 

이 좁은 바닷길에는 국내 정유사가 수입하는 약 1,4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은 유조선들이 갇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 ‘운명의 2주’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 1,400만 배럴의 행방... 7척의 유조선 ‘사투’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 내에 있는 국내 정유사 관련 유조선은 총 7척으로 파악됐다. 이 중 우리 국적 선사의 배는 4척이며, 나머지 3척은 해외 선사를 통해 계약된 선박이다. 이들이 싣고 있는 원유 물량은 약 1,400만 배럴에 달한다.

 

1,400만 배럴은 우리나라 전체가 약 일주일가량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다행히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선은 해당 해역에 없는 것으로 확인되어 가스 수급에는 일단 한시름 놓은 상태지만, 원유 물량의 안전한 통항은 정유업계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의 비용 절감과 직결되는 중대 사안이다.

 

■ “외교 역량 총동원”... 정부, 부처 합동 긴급 대응


문제는 ‘개방’ 발표 이후의 실질적인 통항 안전이다. 이란이 통행이 가능하다고 발표했지만, 해상에 깔린 군사적 긴장감은 여전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외교 경로를 통해 운항의 구체적인 내용과 안전성을 확인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부는 현재 외교부, 해수부와 긴밀히 협의하며 유조선들이 최단 시간에, 가장 안전한 경로로 해협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만약 휴전 기간인 2주 안에 이 물량들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다시 해협이 봉쇄될 경우, 물류비 상승은 물론 국내 정유 공정의 원료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4월10일 ‘석유 최고가격제’ 발표의 최대 변수


이번 호르무즈 개방은 당장 이틀 뒤로 다가온 ‘제3차 석유 최고가격제’ 발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최근 치솟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가격 상한선을 설정하는 제도를 시행 중인데, 1,400만 배럴이라는 대규모 물량이 안전하게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 역시 이번 사태가 가격제 발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종합적으로 고려 중”이라고 언급하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국제 유가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하락세를 보이고, 갇혀 있던 물량까지 들어오게 된다면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의 하향 조정폭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 2주의 시한부 평화... 에너지 안보 전략의 재편 필요


전문가들은 이번 휴전이 2주라는 시한부 성격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2주 뒤 다시 적대 행위가 재개된다면 호르무즈는 다시금 봉쇄될 수 있으며, 이는 유가 폭등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이번 7척의 유조선 통항 성공 여부는 단순한 물량 확보를 넘어, 향후 중동발 리스크에 우리 정부와 기업이 얼마나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중동 의존도를 낮추는 수입선 다변화와 전략 비축유의 효율적 운용 등 근본적인 에너지 안보 전략 재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유사들은 현재 해협 내 유조선들과 실시간 교신을 유지하며 출항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다. 전 국민의 시선이 호르무즈 해협의 좁은 물길을 통과할 7척의 유조선에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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