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금융, 통신, 이커머스 등 전 산업군이 인건비 절감을 위해 챗봇과 카카오톡 상담 등 비대면 채널로 소통 창구를 일원화하고 있다. 하지만 유독 식품업계만은 소비자가 전화를 거는 순간부터 요금이 발생하는 '1588' 대신, 기업이 요금을 전액 부담하는 '080 수신자 부담' 서비스를 꿋꿋이 유지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 "먹거리는 생명" 리스크 차단 위한 '신속한 소통'이 최우선
3월16일 주요 식품기업 10개사의 공식 홈페이지와 온라인몰 상담 채널 모두 공식 홈페이지에는 '080 번호'를 대표 상담 번호로 안내하고 있다. 이는 식품의 특성상 제품 변질, 이물질 발견 등 소비자의 안전 및 건강과 직결된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챗봇이나 이메일 상담은 텍스트 입력과 답변 대기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되지만, 유선 전화는 실시간으로 상세한 상황 파악이 가능하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불안감이 불만으로 번지기 전에 직접 목소리를 듣고 대응하는 것이 리스크 확산을 차단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 홈페이지는 '무료' 대동소이…온라인몰은 '온도 차'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10개사 모두 080 번호를 운영하며 고객 접근성을 높이고 있으나, 자사 제품을 직접 판매하는 '공식 온라인몰'에서는 업체별로 운영 방식이 갈렸다.
홈페이지와 온라인몰 모두에서 080 무료 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대상(청정원), 오뚜기, 풀무원, 오리온 등 4곳뿐이었다. 이들은 자사몰 이용 고객에게도 통화료 부담을 지우지 않으며 '고객 중심 경영'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나머지 6개 사는 온라인몰에서 '서울 국번(02)'이나 '1588', '1668' 등 발신자 부담 번호를 사용 중이다. 이는 온라인몰의 경우 젊은 층의 이용 비중이 높고 챗봇, 카카오톡 상담 등 디지털 소통 채널이 다양하게 구축되어 있어 전화 상담 비중을 상대적으로 낮게 설정한 결과로 풀이된다.
< 주요 식품 10개사 고객센터 번호 운영 현황 >
| 기업명 | 공식 홈페이지 (대표번호) | 공식 온라인몰 (상담번호) | 온라인몰 번호 성격 |
| 대상 (청정원) | 080-019-4567 | 080-019-4567 | 수신자 부담 (무료) |
| 오뚜기 | 080-024-2311 | 080-024-2311 | 수신자 부담 (무료) |
| 풀무원 | 080-022-0085 | 080-022-0085 | 수신자 부담 (무료) |
| 오리온 | 080-023-5700 | 080-023-5700 | 수신자 부담 (무료) |
| CJ제일제당 | 080-850-1200 | 1668-1953 | 발신자 부담 (유료) |
| 농심 | 080-023-5181 | 02-1566-5181 | 발신자 부담 (유료) |
| 동원F&B | 080-589-3221 | 1588-3745 | 발신자 부담 (유료) |
| 롯데웰푸드 | 080-024-6060 | 1588-3111 | 발신자 부담 (유료) |
| 매일유업 | 080-999-1582 | 1588-1539 | 발신자 부담 (유료) |
| 삼양식품 | 080-940-0588 | 02-940-3300 | 발신자 부담 (유료) |
■ "통화료 우리가 낼게, 언제든 전화해"…브랜드 신뢰도로 직결
기업 입장에서 080 번호를 유지하는 것은 결코 적은 비용이 아니다. 전국 각지에서 걸려오는 수많은 민원 전화 요금을 기업이 대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품사들이 이 비용을 감수하는 이유는 '신뢰'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무료 전화 상담 서비스를 지속하면 소비자는 기업이 자신의 목소리를 경청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고객의 통화 요금 부담을 덜어주는 작은 배려가 결국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와 신뢰도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 디지털 시대의 '역발상'…식품업계의 아날로그 소통은 계속된다
AI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 상담사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만, 식품업계의 '080 정신'은 디지털 전환 시대의 역발상적 가치를 보여준다. 단순한 정보 확인을 넘어 감정 섞인 불만을 해소하고, 복잡한 제품 상태를 설명해야 하는 식품 분야에서 '사람과 사람의 대화'는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식품업계의 080 번호 사수는 상담 창구 유지를 넘어, 고객의 안전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품질 보증'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 AI 챗봇 상담 vs 유선(전화) 상담 비교 >
| 구분 | AI 챗봇 상담 (비대면) | 유선 상담 (080 등 전화) |
| 상담 가능 시간 | 24시간 365일 실시간 | 평일 근무 시간 위주 (제한적) |
| 대응 속도 | 즉각적인 답변 가능 | 대기 시간 발생 가능 (연결 지연) |
| 비용 부담 | 소비자 데이터료 수준 (낮음) | 080 사용 시 기업이 전액 부담 |
| 문제 해결 범위 | 단순 정보 제공, 정형화된 문의 | 복잡한 불만, 변질 등 긴급 이슈 |
| 공감 및 정서적 케어 | 불가능 (기계적인 답변) | 가능 (감정 해소 및 신뢰 형성) |
| 데이터 기록 | 텍스트 기반의 체계적 자동 저장 | 상담원 녹취 및 수동 입력 필요 |
| 적합한 상황 | 주문 조회, 위치 안내, 단순 반품 | 이물질 발견, 건강 이상 등 리스크 관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