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온인주 기자 | 대한민국 관광 시장이 과거 일본이 누렸던 10년 장기 호황의 바통을 이어받으며 구조적 대전환기에 진입했다. 단순히 스쳐 가는 유행이 아니라, 글로벌 문화 패권과 지정학적 변화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K-콘텐츠가 만든 ‘신(新) 인바운드’ 시대
2025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894만 명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2024년(1,637만 명)보다 15.7% 증가한 수치이며, 2016년 사드 사태 이전의 기록을 넘어서는 최근 10년 내 최고 기록이다. 설문조사 결과, 한국 방문의 가장 큰 동기는 ‘한류 콘텐츠를 접하고 나서(42.3%)’로 나타났다. 특히 오는 3월 예정된 방탄소년단의 완전체 컴백과 광화문 무료 공연은 전 세계 팬들에게 "지금 한국에 가야 할 확실한 이유"를 제공하며 관광 수요에 불을 지피고 있다. 단순한 음악 감상을 넘어 공연과 굿즈 소비로 이어지는 이른바 '방탄 경제 효과'는 2026년 한국 GDP 성장률을 0.5%p 끌어올릴 핵심 변수로 꼽힐 만큼, 한국을 단순 쇼핑지가 아닌 '대체 불가능한 문화적 성지'로 격상시켰다.

▲인바운드 추이, 자료=신한투자증권

▲한국 여행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자료=한국문화관광연구원, 신한투자증권
■ ‘한일령(限日令)’ 반사이익, 일본의 대체지로 부상
현재 한국 관광 시장의 가장 강력한 우군 중 하나는 중국과 일본의 경직된 관계다. 과거 2017년 사드(THAAD) 배치 보복으로 ‘한한령’이 발동했을 당시에는 엔저 현상까지 맞물리며 일본 관광은 호황을 누린 반면, 한국 관광은 위축되며 양국 간의 격차가 극명하게 벌어졌다.

▲한일 외국인 여행객 추이, 자료=언론보도, 신한투자증권
하지만 현재는 상황이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중국 정부는 현재 일본행 비자 신청 건수를 기존의 60% 수준으로 줄이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올해 1월 기준 주요 중국-일본 항공 노선 예정 운항 편수의 약 40%가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반면 한국은 원화 약세 흐름이 지속되면서 위안화 대비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해 일본을 대체할 가장 매력적인 여행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일본 항공 노선 취소 사례, 자료=언론보도, 신한투자증권
■ ‘보는 한류’에서 ‘먹고 바르는 일상’으로… 동선의 변화
관광객의 소비 패턴도 급격히 변하고 있다. 과거 면세점 쇼핑에 그쳤던 중국인 개별 관광객(싼커)들은 이제 성수동 팝업스토어에서 K-뷰티 신진 브랜드를 경험하고, 광장시장과 전통 주점을 누비며 K-푸드를 즐긴다. K-컬처가 일상의 전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한국 여행은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하는 라이프스타일’이 되었으며, 재방문율이 60%를 넘어섰다는 사실은 시장이 견고한 구조적 성장 궤도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 몰려드는 관광객, 그러나 턱없이 부족한 ‘서울의 호텔’
인바운드 관광객은 급증하고 있으나, 이들이 머무를 숙소는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 관광호텔 객실 수는 코로나19 이후 2025년까지 연평균 3.7% 증가하는 데 그쳐 관광객 회복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호텔은 건축 허가부터 준공까지 통상 5년가량이 소요되기에, 2029년까지는 서울 내 만성적인 호텔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수급 불균형은 호텔 객실 단가(ADR)와 점유율(OCC)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배경이 되고 있다.

▲관광호텔 객실 수 추이, 자료=한국호텔업협회, 신한투자증권
■ 과거 데이터로 본 관광 수입과 주식시장의 상관관계
관광 산업의 구조적 성장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과거 데이터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관광 수입이 늘어날 때 주식시장 내 섹터별 수익률을 분석해보면, 인바운드 핵심 업종과 시장 지수의 상관관계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특히 호텔, 레저 서비스, 화장품, 필수의료/소비재 등은 관광객 증가 및 인당 평균 소비액과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반면 증권, 운송, 기계 등의 업종은 관광객 유입과의 상관관계가 상대적으로 낮아, 관광 수입 증대에 따른 온기가 업종별로 차별화되어 전달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구조적 관광 수입 증가의 수혜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업종, 자료=Quantiwise, 한국투자증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