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가상화폐 시장의 대장주 비트코인이 한 달 새 25% 폭락하며 올해 상승분을 사실상 모두 반납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11월17일 오전 9시 30분 기준 비트코인은 9만4,662달러에 거래돼, 지난해 말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이어졌던 랠리 직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 12만6천달러 찍고 한 달 만에 25% 급락
비트코인은 지난 2월까지만 해도 10만달러 근처에서 횡보했으나 3~4월 조정 이후 다시 반등하며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 12만6,251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산에 100% 관세를 검토 중”이라고 발언하면서 시장 전반의 위험자산이 흔들렸고, 비트코인은 곧바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결국 한 달 만에 25% 가까운 낙폭을 기록하며 9만달러대 중반까지 밀려났다.
■ 위험회피 장세 확산… 가상자산이 ‘가장 먼저’ 흔들렸다
매튜 호건 비트와이스 CIO는 “현재 시장은 전반적으로 리스크 오프(위험회피) 상태”라며 “가상자산은 변동성이 가장 큰 자산군인 만큼 첫 번째로 충격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기술주 역시 인공지능(AI) 거품 경고로 조정 국면에 돌입하면서 주식·가상자산 전반에서 부담이 커진 상태다.
■ 기관자금 이탈…비트코인 ETF ‘지속적 순유입’ 내러티브 흔들
올해 비트코인의 상승을 떠받친 핵심 동력은 기관 투자자의 ETF 자금 유입이었다. ETF는 △인플레이션 △통화가치 하락 △지정학적 불안 과 같은 거시 리스크에 대한 대체자산·헤지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키는 흐름을 만들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ETF 순유입이 둔화되면서 “비트코인은 궁극적으로 기관이 선택한 장기 자산”이라는 내러티브에 균열이 생기는 분위기다. 블룸버그도 기관 수요 약화를 비트코인 하락의 구조적 요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 “장기 보유자 차익 실현 + 레버리지 청산 + 거시 불확실성”…하락 압력 총집합
블록체인 분석업체 난센의 제이크 케니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정을 “여러 악재가 한 번에 겹쳐진 결과”라고 진단했다. 케니스는 “오랜 기간 박스권 흐름 후 시장이 일시적으로 하방을 선택한 것”이라며 추가 변동성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음의 4가지를 핵심 요인으로 제시했다. △장기 보유자(LTH)의 차익 실현 △기관 자금 이탈 △관세·미중 긴장 등 거시경제 불안 △레버리지 롱 포지션 강제 청산
비트코인이 단기 조정에 머물지, 아니면 ‘위험회피 장세’가 훨씬 장기화될지는 관세 변수·미중 관계·ETF 자금 흐름이 향후 방향성을 결정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