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대한항공이 북미 항공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캐나다 2위 항공사 웨스트젯(WestJet)의 지주회사 지분을 인수하며, 델타항공·에어프랑스-KLM과 함께 글로벌 항공 삼각동맹을 구축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10월23일 공시를 통해 “웨스트젯의 지배회사인 케스트렐 탑코(Kestrel Topco) 및 케스트렐 홀딩스(Kestrel Holdings)의 지분과 채권 11.02%를 2억1,700만달러(약 3,109억원)에 취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실질적으로 웨스트젯의 지분 10%를 확보한 효과로, 대한항공의 북미 시장 진출 전략이 구체화된 결과다.
이번 인수에는 대한항공의 오랜 조인트벤처(JV) 파트너인 미국 델타항공도 함께 참여했다. 델타항공은 웨스트젯 지분 15%(약 3억3천만달러)를 인수하고, 이 중 일부인 2.3%를 에어프랑스-KLM 그룹에 양도했다. 이로써 북미 항공 노선을 잇는 한·미·캐나다·유럽 간 협력 체계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이번 거래와 맞물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웨스트젯 이사회 멤버로 공식 선임됐다. 웨스트젯 이사회에는 벤저민 스미스 에어프랑스-KLM 회장, 알렉스 크루즈 전 영국항공 회장 등 글로벌 항공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조 회장은 2019년부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집행위원회(BOG) 위원으로 활동하며 국제 항공정책 협의와 글로벌 연합 전략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대한항공은 이번 웨스트젯 지분 인수를 통해 북미 및 중남미 노선 확대의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캐나다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영토가 넓은 국가로, 항공 교통 의존도가 높고 연간 시장 규모가 330억달러(약 45조원)에 달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항공수요 회복세가 뚜렷해 2019년 이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 인도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의 성장 잠재력을 가진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웨스트젯과의 협력을 통해 북미 전역의 노선 경쟁력을 높이고,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글로벌 항공 동맹 확대를 통해 고객의 선택권과 편의성을 높이고, 진정한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