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2048년까지 전 세계에서 83조5000억 달러(약 1경1500조 원) 규모의 자산이 베이비부머 세대에서 자녀 세대로 이전될 전망이다.
그 주역인 Z세대 부자들은 워런 버핏의 가치투자 철학 대신, 암호화폐·사모펀드·경험소비·디지털 자산관리로 대표되는 전혀 새로운 부의 공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 산업은 지금, 역사상 가장 큰 ‘부의 세대 전환기’를 맞고 있다.
■ Z세대 부자, “보존보다 성장”…대체투자 비중 20%
글로벌 컨설팅기업 캡제미니(Capgemini)의 ‘세계부자보고서 2025’에 따르면, Z세대 고액자산가(순자산 100만 달러 이상)는 전 세계 부의 11%를 차지하며, 베이비부머 세대에 맞먹는 구매력을 갖췄다.
이들의 포트폴리오는 기존 ‘주식 60·채권 40’의 보수형 모델이 아니라 ‘주식 50·채권 30·대체투자 20’의 성장형 모델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특히 대체투자 중에서도 사모펀드(Private Equity)와 암호화폐 비중이 가파르게 늘었다. 21~43세 투자자 포트폴리오에서 대체투자·가상자산 비중 31% △44세 이상 투자자 대비 5배 이상 차이 △Z세대의 49%가 이미 가상화폐 보유, 38%는 추가 매입 의향이 있다.
젊은 부자들의 72%는 “주식·채권만으로는 더 이상 평균 이상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고 답했다. Z세대가 단순히 ‘투자’가 아닌 ‘혁신 참여’로서의 재테크를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소유’보다 ‘경험’…명품 대신 여행에 558조 원 쓴다
Z세대의 부(富)는 고급 브랜드에서 “잊을 수 없는 경험”으로 이동 중이다. 글로벌 컨설팅사 어셈블리(Assembly)에 따르면, 경험 중심의 고급 여행 지출은 2028년까지 2390억 달러 → 3910억 달러(약 558조원)로 증가할 전망이다.
Z세대와 밀레니얼 부자 중 41%는 “추억을 위한 소비”를 재테크의 한 형태로 인식하며, 84%는 자신이 가치를 느끼는 여행지·경험을 선택한다고 답했다. 즉, ‘소비의 ROI(Return on Identity·정체성 수익률)’가 중요해진 것이다.
■ 자산운용사 80% 교체 예고…“디지털 없으면 생존 없다”
캡제미니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 부자의 80%가 상속 2년 내 부모의 자산운용사를 떠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유는 △디지털 전문성 부족 △세대 간 단절 △시대에 뒤처진 서비스 모델 등이다. 이들은 단순한 자산관리보다 ‘디지털 경험’과 ‘맞춤형 컨시어지 서비스’를 원한다. 또한 자문가의 48%가 2040년 은퇴를 앞두고 있어, 젊은 세대를 이해하는 디지털 역량 인재 확보가 업계 생존의 핵심이 되고 있다.
캡제미니는 ① 젊은 자문가 중심의 팀 구성 ② 라이프스타일·럭셔리 브랜드 협업 ③ ‘디지털 퍼스트(First)’ 전략을 제시하며 “Z세대는 숫자보다 경험과 연결을 중시하는 세대”라고 분석했다.
■ 한국 MZ세대도 “디지털 자산형 재테크” 가속
하나은행 조사에 따르면 20~50대 금융소비자의 25% 이상이 가상자산을 보유, 젊은 부유층 3명 중 1명은 가상화폐 투자 중이다. 주요 투자 동기는 높은 수익률(44%), 포트폴리오 다각화(34%)로 나타났다. 베이비부머 은퇴가 가속화되면서 자산운용의 초점도 ‘운용’에서 ‘승계·세금·지배구조’ 중심의 복합 자산관리로 이동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MZ세대는 글로벌 벤처·테크·사모펀드로 자본이 이동 중이며, 이는 국내 자산운용의 국제화와 AI 기반 자문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