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ASML홀딩(ASML Holding N.V.)이 내년 성장 둔화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다. CNBC는 10월15일(현지시간) “ASML이 내년 중국 매출 감소를 예상하면서도, 전체 매출은 올해보다 낮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ASML은 이날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매출 75억1600만 유로(약 12조4000억원), 순이익 21억2500만 유로를 기록했다. 매출은 시장 기대치(77억9000만 유로)를 다소 밑돌았으나, 순이익은 시장 전망치(21억1000만 유로)를 소폭 상회했다. 회사는 “중국 수출 규제 강화로 현지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지만, 글로벌 반도체 장비 수요 회복세가 이를 상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SML은 지난 7월 실적발표 당시 “2026년 성장 전망을 확언할 수 없다”며 중장기 가이던스를 철회했지만, 이번 3분기 발표에서는 투자자 신뢰 회복에 나섰다. 이번에 제시된 가이던스는 "중국향 매출이 감소하더라도 전체 매출은 2024년보다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발언을 두고 “ASML이 미국과 네덜란드의 수출 통제 속에서도 기술 우위와 선단 노광장비(High-NA EUV) 수요 확대를 근거로 자신감을 보인 것”으로 평가한다.
ASML은 현재 세계 유일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제조사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기업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네덜란드 정부가 중국 수출 제한을 강화하고, 미국이 추가적인 대중반도체 제재 및 관세를 예고하면서 중국 매출 의존도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ASML 매출의 약 25%가 중국에서 발생해왔지만, 회사는 미국·대만·한국 등 주요 반도체 생산기지의 신규 설비 투자 확대로 매출 공백을 메운다는 전략이다.
ASML의 이번 가이던스는 AI 반도체 및 첨단공정 전환 수요가 향후 성장 모멘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장 기대감과도 맞물린다. 특히 TSMC, 삼성전자, 인텔 등이 High-NA EUV 장비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어, 2026년 이후 실적 개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한 글로벌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ASML은 단기적으로는 규제 리스크에 직면했지만, 기술 독점 구조 덕분에 ‘장기 성장 스토리’는 유효하다”며 “2025년은 반도체 설비투자 회복의 ‘중간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