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10월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미중 갈등 격화 속에 하루 종일 널뛰기를 이어간 끝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0.16% 하락한 6,644.31, 나스닥 지수는 0.76% 내린 22,521.70을 기록한 반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44% 오른 46,270.46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중국의 ‘조선사 제재’ 발표로 글로벌 긴장이 고조되며 급락세로 출발했지만,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양국이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발언이 전해지자 일시적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SNS를 통해 “중국이 의도적으로 미국산 콩을 사지 않고 있다”며 보복을 시사하자, 증시는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 ‘희토류→조선 제재’로 번진 미중 충돌… 기술주 직격탄
이번 사태의 출발점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였다. 이에 대응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불을 놓으면서 양국 간 긴장감이 한층 고조됐다. 중국은 미국 내 5개 조선 기업(한국 조선사의 미국 계열사 포함)과의 거래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했고, 이 소식이 전해지자 미 증시는 물론 한국 증시까지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AI 반도체 시장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4.4%)는 오라클이 경쟁사 AMD의 AI 칩을 대거 구매한다고 밝히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됐다. 인텔(-4.3%), 브로드컴(-3.5%), 마벨 테크놀로지(-3.5%), 마이크론(-3.0%) 등 반도체 업종 전반이 차익 실현 매물에 밀리며 약세를 면치 못했다.
■ 금융주는 ‘깜짝 실적’으로 선방… 웰스파고 7% 급등
반면 금융주는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웰스파고(+7.2%), 씨티그룹(+3.9%), 블랙록(+3.4%) 등이 일제히 상승했다. 웰스파고는 자산한도 규제 해제 이후 수익성(ROE) 전망을 17~18%로 상향 조정하며 투자자 신뢰를 회복했고, 블랙록은 운용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13조 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다만 제이피모건(-1.9%)과 골드만삭스(-2.0%)는 실적은 양호했지만, 대손충당금 확대와 경기 둔화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약세를 보였다.
■ “트럼프 트윗 리스크 여전”… 시장은 불확실성의 ‘롤러코스터’
USTR이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협의가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발언이 시장 분위기를 다시 냉각시켰다. 투자자들은 미중 갈등의 향방에 따라 언제든 급등락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월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SNS 한 줄이 다시 한 번 글로벌 시장을 흔들었다”며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