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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4 (토)

[이슈]3월에만 15조 증발? 상장사 '자사주 소각' 광풍

전월 대비 159% 폭증…삼성전자 5조원대 소각 주도
2027년까지 강제 처분 압박…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신호탄

 

경제타임스 김재억 기자 |  자사주를 쌓아두기만 하던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상법 개정안의 영향으로 상장사들이 앞다투어 자사주 소각에 나서면서 국내 증시의 주주 환원 지형도가 급변하고 있다. 특히 3월 한 달간 공시된 소각 규모가 15조원을 돌파하는 등 기업들의 ‘군살 빼기’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상법 개정 효과 가시화… 3월 소각 공시 100개사 돌파

 

4월3일 금융투자업계와 SK증권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공시된 자사주 소각 예정 금액은 총 15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무려 159% 급증한 수치로, 올해 누적 소각 발표 규모만 38조5000억원에 육박한다. 소각 공시에 참여한 기업 수 역시 2월 81개에서 3월 102개로 늘어나며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 3월 6일부터 발효된 제3차 상법 개정안이 결정적인 촉매제가 됐다. 개정안에 따라 상장사들은 원칙적으로 기보유한 자사주를 오는 2027년 9월까지 소각해야 하는 압박을 받게 됐다. 자사주를 처분하거나 계속 보유하려 할 경우에도 이사회가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주주총회 승인을 얻어야 하는 등 절차적 투명성이 강화된 점도 기업들의 선제적 소각을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5.3조 ‘역대급’… 중소형주도 소각 행렬 가세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5.3조원 규모의 소각을 발표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지주회사 중에서는 SK가 발행주식 총수의 20.3%에 달하는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히며 주주 가치 제고 의지를 피력했다. 이 밖에도 모토닉(22.5%), 제일연마(22.4%), 미래에셋생명(19.1%) 등 다양한 섹터의 기업들이 10% 이상의 고강도 소각 대열에 합류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자사주 소각이 단순한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주식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실질적인 ‘밸류업’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사주 소각 시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당순이익(EPS)이 개선되는 직접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 남은 ‘잠재 매물’ 20% 이상 보유사 수두룩

 

다만 여전히 자사주 비중이 높아 소각 압력이 지속될 기업들도 적지 않다. 2025년 말 기준 인포바인(54.2%), 신영증권(53.1%), 조광피혁(46.6%) 등은 전체 발행 주식의 절반 가까이를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향후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자사주 비중을 낮춰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은 일반 주주 보호를 강화하고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라며 “앞으로 투자자들은 단순히 자사주를 많이 보유한 기업이 아니라, 이를 실질적으로 소각해 주당 가치를 높이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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