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재억 기자 | 결제 산업의 중심추가 단순한 '간편 지불'에서 구매 결정권을 가진 '디지털 지갑'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사용자가 직접 클릭해 결제하던 시대에서 AI 에이전트가 예산과 선호를 분석해 스스로 자금을 집행하는 '보이지 않는 결제' 시대로의 진입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 인간의 클릭 사라진 결제…AI 에이전트가 ‘지갑’ 통제
한화투자증권은 3월17일 산업 분석 보고서를 통해 결제 산업이 인터넷의 마지막 인프라 레이어로서 '가치 교환 프로토콜'로 전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인간이 결제 버튼을 누르는 UI(사용자 환경)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기계 간 거래(M2M)를 지원하는 API 기반의 자동화 정산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서클(Circle)이 선보인 ‘나노페이먼트’ 테스트넷은 인간의 개입 없이 0.0001달러 단위를 실시간 정산하며 결제가 ‘보이지 않는 인프라’로 전이되고 있음을 증명했다”며 “결제 주체가 인간에서 AI 에이전트로 전이됨에 따라 기존의 포인트나 캐시백 위주 마케팅 전략은 위협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플랫폼 ‘30% 통행세’ 종말…정부 주도 인프라 혁신 수혜
보고서는 또한 스테이블코인과 개방형 결제 레일의 확산이 기존 앱스토어의 ‘30% 통행세’ 모델에 균열을 내고 있다고 짚었다. 플랫폼 권력이 약화되는 틈을 타 신원 인증(ID)과 자산(Asset) 관리 기능을 통합한 차세대 디지털 월렛이 시장의 새로운 패권을 쥘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2030 국고금 디지털 전환' 계획은 시장 재편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고금 집행의 상당 부분을 디지털 화폐 기반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공 금융 인프라 역량을 보유한 삼성SDS와 LG CNS 등 대형 IT 서비스 기업들이 초기 시장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 “상반기 SI 인프라, 하반기 플랫폼 기업 주목”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제도권 안착 속도에 주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화투자증권은 규제 확립과 정부 예산 집행이 본격화되는 현시점에서는 인프라 구축 기업을 1순위로, 이후 데이터 가치가 본격화되는 시점에는 인터넷 플랫폼 기업으로 비중을 옮길 것을 권고했다.
김 연구원은 “강력한 보안 성능을 갖춘 디지털 금고 기술을 보유한 삼성SDS와 국가 재정 시스템 구축 경험이 풍부한 LG CNS의 수혜가 기대된다”며 “입법 완료 후 에이전틱 커머스가 활성화되면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의 데이터 가치가 재부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