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3분기 GDP 잠정치(연율 4.3%)는 월가의 상식을 파괴했다. 당초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3.3%를 훌쩍 뛰어넘으며 미국 경제가 여전히 강력한 활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독립형 자산운용 및 자산관리 전문 금융기관인 글렌미드의 마이클 레이놀즈 부사장은 이 현상을 '추세 이상의 성장'으로 규정했다. 특히 차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재정 부양책, 그리고 인공지능(AI)이 몰고 온 비약적인 생산성 향상이 시너지를 내며 내년에도 2.7% 수준의 높은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 월가의 새 화두 'Run it Hot'…너무 커서 망할 수 없는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현재의 미국 상황을 '과열 경제 운용(Run it Hot)'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다소 웃돌더라도 강력한 성장을 지속시켜 경제의 덩치를 키우는 전략이다.
BofA는 특히 흥미로운 진단을 내놨다. 미국 경제와 주식 시장이 이제는 시스템적으로 '대마불사(Too big to fail)'의 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연준의 금리 인하와 정부의 부양책이 맞물리며 경제가 꺾이지 않도록 지탱하는 '암묵적 보장'이 시장에 깔려 있다는 설명이다.
■ 연준의 딜레마: 성장은 반갑지만 물가는 두렵다
성장이 강력하다는 것은 증시에 호재지만, 동시에 채권 시장에는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신용 및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인 노스라이트 자산운용의 크리스 자카렐리 CIO는 "경기 둔화 우려가 사라지는 대신 물가 안정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골드만삭스 역시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섬세한 분석을 덧붙였다. 최근 고용 지표가 다소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연준의 선제적인 금리 인하가 노동 시장의 급격한 약화를 막아내며 경기 확장 국면을 강제로 연장(Extend the cycle)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 투자 포인트: AI 생산성과 재정 정책의 시너지
전문가들은 내년 증시의 핵심 키워드로 '재정'과 '혁신'을 꼽는다. 전문가들의 진단은 이렇다. "관세와 감세를 핵심으로 하는 강력한 재정 정책이 내수 경기를 떠받칠 전망이다. AI 투자가 단순한 거품을 넘어 실제 기업의 효율성 증대로 이어지는 단계에 진입했다. 성장이 너무 뜨거울 경우 연준의 인하 속도가 늦춰질 수 있으며, 이는 달러 강세와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경제는 '과열'이라는 위험 요소를 안고서라도 질주를 선택한 모양새다. 투자자들에게는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 대신, 인플레이션의 재점화와 고금리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하는 포트폴리오 재편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