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김재억 기자 | 정부와 금융투자업계가 숙원사업으로 추진해 온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마침내 본궤도에 오른다. 다음 달부터 수십 조 원 규모의 글로벌 패시브 자금이 국내 국채 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견되면서, 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경색된 채권 시장의 혈을 뚫어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3월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FTSE 러셀(FTSE Russell)의 글로벌 채권지수인 WGBI 자금 편입이 오는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번 지수 편입에 따른 한국의 비중은 지난 10월 반기 리뷰 기준 2.08%로 확정되었으며, 자금 유입은 오는 11월까지 8개월간 매월 0.26%p씩 분할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WGBI를 추종하는 전체 패시브 자금 규모가 약 2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지수 편입에 따른 총 자금 유입 규모는 약 520억 달러(월간 65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를 최근 환율 1460원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전체 유입 규모는 75조9000억원, 월평균 유입액은 약 9조5000억원 수준이다. 이는 2020년 이후 외국인의 월평균 원화채권 순매수 규모인 8조원을 상회하는 수치로, 시장에서는 이를 '외국인2'라고 부를 만큼 막대한 수급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자금 유입이 특히 장기물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김지나 연구원은 "기존 외국인 투자자들이 단기물 위주로 대응했던 것과 달리, WGBI 패시브 자금은 중장기 투자 성향을 지닌다"며 "지수 내 10년 이상 장기물 비중이 24.98%에 달하는 만큼 장기물 구간이 신규 자금 유입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대외 여건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원화 약세가 심화될 경우 지수 내 실제 편입 비중이 1%대로 하락할 가능성이 존재하며, 글로벌 전쟁 여파에 따른 채권 투자심리 악화는 추종 자금의 모수 자체를 줄일 수 있는 위험 요소다.
그럼에도 한국 국채의 상대적 매력도는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현재 WGBI 지수 내 아시아태평양 지역 채권의 평균 이표금리는 1.9% 수준인 반면, 한국 국채금리는 전 구간에서 3% 중반 이상을 형성하고 있다. 신용등급 대비 높은 금리 수준과 2% 중반대의 달러 헤지 수익률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캐리(Carry)'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지나 연구원은 "WGBI 편입이 절대적인 금리 하락을 견인하기보다는 전쟁과 인플레이션 등 비우호적인 환경에서 발생하는 금리 상승 압력을 제어하는 완충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다만 편입 종료 시점인 11월 이후 수급 부담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