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전쟁발' 직격탄…살아남는 자가 시장 독식

  • 등록 2026.03.30 09: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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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500원·제트유 폭등에 한계 기업 퇴출 가속…'11개사 난립' 마침표
한화투자증권 "매크로 악재가 체질 개선 트리거"…대한항공·제주항공 ‘톱픽’

 

경제타임스 김재억 기자 |  올해 초 항공업계는 대한항공의 2025년 4분기 호실적을 시작으로 진에어와 제주항공이 잇따라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순항하는 듯했다. 특히 제주항공은 4분기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며 업황 회복의 신호를 알렸다. 그러나 3월 초 발발한 미-이란 전쟁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항공업계의 기류를 급격히 바꿔놓고 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으로 촉발된 매크로 변동성 확대는 산업의 구조조정을 앞당기는 트리거가 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투심 회복이 어렵겠지만, 변화된 환경에서 살아남은 사업자들의 약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고유가·고환율의 습격…등유 가격 WTI 대비 가파른 상승

 

전쟁 여파로 유가와 환율이 급등하며 항공사의 수익성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3월24일 기준 WTI 가격은 배럴당 92.4달러를 기록했으나, 항공유인 제트유(Jet Fuel) 가격은 배럴당 197.6달러까지 치솟았다. 전쟁 중 등유 수요 증가와 정제 시설 파괴로 인해 WTI 대비 등유 가격의 상승 폭이 더욱 심화된 결과다.

원/달러 환율 역시 지난 3월23일 기준 1499.8원을 기록하며 마지노선인 1500원을 위협하고 있다. 항공 산업 특성상 유가와 환율은 실적의 핵심 결정 요인(Swing Factor)으로 작용하기에, 당장 2분기부터 실적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 11개 항공사 난립…'강제 구조조정' 국면 진입

 

국내 항공 시장의 고질적 문제인 공급 과잉이 이번 위기를 기점으로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한국 시장에는 인구 규모 대비 과도하게 많은 11개의 항공사가 난립해 만성적 공급 포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대한항공 중심의 통합 FSC(대형항공사) 및 통합 LCC(저비용항공사) 출범만으로는 완벽한 구조조정이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전쟁발 매크로 악재는 이미 재무 리스크가 한계치에 도달했던 일부 LCC들의 퇴출이나 통합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 여행 트렌드의 뉴노멀…'근거리' 혹은 '프리미엄'

 

비용 부담 증가에 따라 여행 소비 패턴도 양극화될 조짐이다. 환율 민감도가 높은 레저 수요는 일본 등 근거리 노선으로 더욱 쏠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주 등 장거리 노선은 가격 탄력성이 낮은 상용 수요와 프리미엄 여객 중심으로 재편되며 공급자가 견조한 운임을 유지할 수 있는 전략적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투자증권은 업종에 대해 '긍정적(Positive)' 의견을 유지하며, 위기 속에서 체력 우위를 증명할 대한항공을 최선호주(Top Pick)로, 제주항공을 차선호주로 제시했다. 대한항공의 목표주가는 3만2000원으로 상향 조정되었으며, 제주항공 역시 6500원으로 눈높이가 높아졌다.

김재억 기자 jekim@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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