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재억 기자 | 국내 바이오 산업의 지형도가 요동치고 있다. 전통의 안과 질환 강자였던 삼천당제약(000250)이 혁신적인 약물 전달 플랫폼 기술을 앞세워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주가는 연초 대비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이른바 '황제주' 반열에 올라섰다. 단순한 기대감을 넘어 글로벌 빅파마와의 대규모 계약과 가시화된 실적 턴어라운드가 맞물리며 시장의 수급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모양새다.

■ '먹는 인슐린' 시대 개막... S-PASS 기술의 상업적 가치
삼천당제약 상승 랠리의 핵심 축은 독자적인 경구 흡수 플랫폼인 'S-PASS' 기술이다. 회사는 지난 20일, 유럽 임상시험 규정(CTR)에 의거해 경구용 인슐린 후보물질 'SCD0503'의 임상 1/2상 시험계획(IND) 신청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 당뇨 환자들의 숙원인 '주사기 없는 삶'을 현실화하는 중대한 분기점으로 평가받는다.
S-PASS는 단백질 의약품이 위장관 내에서 분해되지 않고 혈류로 효율적으로 흡수되도록 돕는 나노 에멀전 기술이다. 특히 오리지널 약물의 특허를 회피할 수 있는 'SNAC-free' 제형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
한국투자증권 위해주 연구원은 "S-PASS는 단순한 개량신약 제조 기술을 넘어 비만치료제(GLP-1), 항암제, 백신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플랫폼"이라며 "이번 유럽 임상 진입은 기술의 신뢰도를 글로벌 수준으로 격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5.3조 규모 유럽 계약과 아일리아 시밀러의 폭발적 성장
실적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수치가 확인되고 있다. 지난 2월 체결된 유럽 11개국 대상 경구용 GLP-1(세마글루타이드) 제네릭 독점 상업화 계약은 총 규모 5조 3,000억 원에 달한다.
주목할 점은 수익 배분 방식이다. 분기별 순이익의 60%를 삼천당제약이 수취하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이는 제품 출시 후 회사의 현금 흐름을 비약적으로 개선할 전망이다.
기존 주력 사업인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SCD411) 역시 본격적인 수확기에 접어들었다. 2026년 확보된 유럽 및 캐나다 지역의 확정 물량(PO)은 75만 병으로, 전년 대비 15배나 급증했다.
메디코파마 등 업계 분석에 따르면, 고단가 제형인 프리필드시린지(PFS) 공급 비중이 90%를 상회함에 따라 올해 관련 수익만 약 79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025년 별도 기준 영업이익 85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는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이 유력시된다.
■ 대주주 지분 매각 논란... '고점 신호'인가 '악재 해소'인가
파죽지세의 주가 흐름 속에 돌발 변수도 등장했다. 지난 325일 전인석 대표이사가 증여세 납부 재원 마련을 목적으로 약 2500억원 규모(발행주식의 1.13%)의 지분을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한다고 공시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대주주의 지분 매각은 시장에서 '고점 통과' 신호로 해석되어 주가 하락 요인이 되지만, 이번엔 양상이 다르다.
전 대표는 주주 서한을 통해 "지분 매각 이후에도 최대주주 지위는 확고하며, 현재 글로벌 빅파마와의 협상이 결실 단계에 있어 며칠 내로 중대한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시장은 오히려 '추가 대형 호재'에 주목하며 매수세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주주의 개인적 세무 리스크가 해소된 점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며 "다만 PER(주가수익비율)이 극도로 높아진 구간인 만큼, 향후 발표될 글로벌 계약의 구체적 조건과 임상 승인 여부를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