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국내 10대 게임사 전문 경영인들의 보수 봉투가 기업의 실적 향방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렸다. 글로벌 흥행작을 보유한 크래프톤의 수장은 수십억 원대의 성과급 잔치를 벌인 반면, 신작 부진과 구조조정의 파고를 넘고 있는 전통의 강자들은 공시 기준인 5억 원을 간신히 넘기거나 아예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등 '보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 '배그'의 저력, 김창한 대표 80억 원 '잭팟'…RSU가 결정적
3월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게임업계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전문 경영인은 크래프톤의 김창한 대표였다. 김 대표는 지난해 급여 5억 6,800만원에 상여 74억5,500만원을 더해 총 80억4,000만원을 수령했다.
상여금의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단순 현금을 넘어선 '장기성과급(RSU, Restricted Stock Units, 양도제한조건부주식)'의 위력이 컸다. 김 대표는 단기 성과급 외에도 기업가치 제고 기여도를 인정받아 주식 1만600주(약 23억원 상당)를 받았다. 크래프톤이 2024년 매출 27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유례없는 호실적을 거둔 것이 보상 체계에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다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함에 따라 내년도 상여 규모는 다소 조정될 전망이다.
'황금 수갑(Golden Handcuffs)' RSU는 말 그대로 일정한 조건을 충족했을 때 회사가 자사주를 직접 증여하는 방식이다. 특정 가격에 주식을 살 권리를 주는 스톡옵션과 달리, RSU는 주식 자체를 무상으로 지급한다. 경영자 입장에서는 주가가 단 1원이라도 형성되어 있다면 보상을 받을 수 있어 스톡옵션보다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다.
반대로 주가가 크게 오를수록 경영자가 가져가는 보상의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이번에 김 대표가 받은 1만600주의 가치는 약 23억원 수준으로 평가되지만, 향후 크래프톤의 주가가 상승한다면 그 가치는 수십억 원 더 불어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창한 대표의 80억 보수는 단순히 '많이 받았다'는 의미를 넘어, 경영자가 회사의 주주들과 완벽히 운명을 같이한다는 선언적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실적에 따른 '현금 보너스'보다 주식 가치와 연동된 'RSU'가 CEO 보수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엔씨 박병무 '상여 0원', 카겜·넷마블·컴투스 '실속없는 5억'
반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타사 CEO들은 보너스 없이 '기본급' 위주의 보상을 받았다. 엔씨소프트 박병무 대표는 총 20억900만원을 수령했으나, 이 중 20억원이 순수 급여였다. 2024년 재무 목표 달성 실패와 1,000억원대 적자 기록으로 인해 성과급을 전혀 받지 못한 것이다.
카카오게임즈 한상우 대표(5억8,000만원), 넷마블 김병규 대표(5억700만원), 컴투스 남재관 대표(6억5,400만원) 등도 5~6억 원대 보수에 머물렀다. 이는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와 비교하면 10배 이상 차이 나는 수치다. 이들은 적자 전환이나 영업이익 급감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비효율 사업 정리와 조직 개편 등 '소방수' 역할을 수행한 점을 인정받아 가까스로 5억 원을 넘기며 공시 대상에 포함됐다.
< 주요 게임사 전문경영인 보수 현황 비교 > (2025년 결산 및 공시 자료 기준)
| 기업명 | 성명 (직함) | 보수 총액 | 급여 | 상여(성과급 등) | 비고 및 특징 |
| 크래프톤 | 김창한 (대표) | 80.4억원 | 5.68억 | 74.55억 | 업계 1위, RSU 1만 600주 포함 |
| 엔씨소프트 | 박병무 (대표) | 20.09억원 | 20억 | 0.09억 | 재무지표 미달로 상여 거의 없음 |
| 컴투스 | 남재관 (대표) | 6.54억원 | 6.5억 | - | 급여 비중 절대적 |
| 카카오게임즈 | 한상우 (대표) | 5.8억원 | 4.8억 | 1.0억 | 조직 개편 등 성과 인정 |
| 넷마블 | 김병규 (대표) | 5.07억원 | 3.85억 | 1.16억 | 흑자 전환 기여도 반영 |
| NHN | 정우진 (대표) | 5억 미만 | - | - | 공시 대상 제외 (실적 부진 여파) |
■ 보수 공시조차 못한 NHN 정우진…'실적 연동' 강화되는 추세
가장 뼈아픈 곳은 NHN이다. 정우진 대표는 보수 총액이 5억원 미만에 머물며 공시 명단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게임업계가 전반적으로 '선택과 집중' 기조에 들어서면서, 재무 지표를 충족하지 못한 전문 경영인에 대한 보상이 매우 엄격해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IT 업계 특유의 고연봉 기조가 전문 경영인에게도 일괄 적용되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주식 보상(RSU)과 재무 지표(KPI)를 연동한 '철저한 성과주의'로 재편됐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돈을 벌어오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CEO 간의 보수 격차는 향후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스톡옵션 vs RSU 핵심 비교 >
| 구분 | 스톡옵션 (주식매수선택권) | RSU (양도제한조건부주식) |
| 정의 | 미리 정한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 | 조건 충족 시 주식을 무상으로 직접 지급 |
| 취득 비용 | 있음 (행사가격만큼 자금 필요) | 없음 (공짜로 주식을 받음) |
| 가치 발생 | 주가 > 행사가격일 때만 이익 발생 | 주가 > 0이면 무조건 가치 발생 |
| 주가 하락 시 | 주가가 행사가 밑으로 떨어지면 '휴지조각' | 주가가 떨어져도 일정 가치는 유지됨 |
| 과세 시점 | 주식을 실제 구입(행사)*하는 시점 | 주식에 대한 권리가 확정(베스팅)되는 시점 |
| 주요 목적 | 초기 성장이 가파른 스타트업의 인재 유치 | 안정적 성장기/상장사의 핵심 인재 유지 |
| 장점 | 주가 급등 시 레버리지 수익 극대화 | 확실한 보상, 행사를 위한 자금 부담 없음 |
| 단점 | 하락장에서는 보상 효과가 사라짐 | 기업 입장에서 자사주 취득 비용 발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