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2025년의 마지막 달, 대한민국 수출이 '역대 최대 규모'라는 성적표를 받아들며 화려한 피날레를 예고하고 있다.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40% 이상 폭증하며 전체 실적을 하드캐리하는 가운데, 무역수지 역시 안정적인 흑자 기조를 유지하며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증명했다.
■ '반도체 천하' 재입증… 12월 역대 최대 수출액 경신
관세청이 발표한 12월 1~20일 수출액 430억 달러는 동기간 기준 역대 최고치다. 한국 수출의 심장인 반도체(41.8%↑)가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기에 가능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7.1%까지 치솟으며,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고부가가치 메모리 수요가 여전히 견고함을 입증했다. 무선통신기기(17.8%↑) 또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힘을 보탰다.
다만, 또 다른 주력 품목인 승용차(-12.7%↓)와 석유제품(-1.0%↓)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 둔화와 유가 변동성이 수출 전선에 그늘을 드리웠으나, 반도체의 강력한 상승분이 이를 충분히 상쇄하며 전체 호조세를 이끌었다.
■ 미·유럽 지고, 아시아 떴다… 수출 지형도의 변화
국가별 수출 양상은 뚜렷한 온도 차를 보였다. 최대 시장인 중국(6.5%↑)과 베트남(20.4%↑), 대만(9.6%↑) 등 아시아권 수출이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특히 베트남 수출의 가파른 성장은 국내 IT 부품사들의 현지 공급망 활성화와 글로벌 제조 거점으로서의 위상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미국(-1.7%↓)과 유럽연합(-14.0%↓)으로의 수출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국 시장에서의 승용차 판매 부진과 유럽의 경기 회복 지연이 발목을 잡은 모양새다.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수출 시장 다변화의 필요성이 다시 한번 확인된 대목이다.
■ 에너지 수입 감소로 '불황형' 아닌 '흑자형' 구조 안착
무역수지는 38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건전성을 높였다. 주목할 점은 수입 구조의 효율화다. 반도체 제조를 위한 장비와 정밀기기 수입은 늘었지만, 에너지(원유·가스·석탄) 수입액은 8.6% 감소했다. 이는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과 더불어 산업 전반의 에너지 효율 개선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수출은 역대급 실적을 쓰고 수입은 고부가가치 자본재 위주로 재편되면서, 단순한 '불황형 흑자'가 아닌 수출 경쟁력에 기반한 '선순환 흑자 구조'가 공고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5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이번 성적표는 내년도 경제 성장률 목표 달성을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