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위기 넘긴 파두, 거래 재개 첫날 '상한가'

  • 등록 2026.02.03 14: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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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만에 673억 수주 잭팟…'뻥튀기' 논란 숫자로 지웠다
창사 이래 최대 수주 행진, AI 데이터센터 타고 흑자 전환 초읽기

 

경제타임스 전영진 기자 |  ‘뻥튀기 상장’ 논란과 경영진의 검찰 기소로 상장폐지 기로에 섰던 팹리스 전문기업 파두(440110)가 증시 복귀 첫날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한국거래소의 거래 재개 결정이 내려진 2월 3일, 파두는 장 초반부터 매수세가 강력하게 유입되며 곧장 상한가로 치솟았다. 시장은 과거의 도덕성 논란보다는 최근 파두가 보여준 실질적인 수주 성과와 업황 회복 가능성에 더 큰 점수를 주는 모양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전날 파두에 대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2월 경영진의 정보 은폐 의혹에 따른 검찰 기소로 거래가 정지된 지 약 두 달 만이다.

 

거래소는 파두가 제출한 개선 계획서와 영업 지속성, 재무 건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상장 유지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파두를 둘러쌌던 최악의 시나리오인 ‘상장 폐지’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거래 재개와 주가 급등의 핵심 배경으로 ‘숫자로 증명된 생존력’을 꼽고 있다. 파두는 거래가 정지된 기간에도 본업에서의 성과를 꾸준히 알리며 시장의 불신을 잠재워왔다.

 

특히 지난 1월 한 달 동안에만 대만 마크니카 갤럭시 등 글로벌 파트너사들로부터 총 673억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파두의 2024년 전체 연간 매출액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로, 그간 시장을 괴롭혔던 매출 공백 우려를 단숨에 씻어냈다는 평가다.

 

파두가 거래 재개와 동시에 시장의 신뢰를 빠르게 회복한 배경에는 드라마틱한 실적 반등역대급 수주 행보가 자리 잡고 있다.

 

첫째, 매출의 질적·양적 성장이다. 상장 당시 ‘매출 제로’ 논란을 빚었던 2023년(225억 원)과 달리, 2024년에는 약 435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2025년에는 AI 데이터센터 수요에 힘입어 매출 1,200억 원 고지를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는 올해(2026년) 파두가 2,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며 사상 첫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둘째, 수주 공백의 완전한 해소다. 파두는 올해 1월에만 약 673억 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따냈다. 이는 작년 한 해 매출의 1.5배를 단 한 달 만에 달성한 수치다. 특히 1월 22일 공시된 대만 마크니카 갤럭시향 470억 원 규모의 SSD 완제품 계약은 파두 창사 이래 최대 규모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파두의 제품을 다시 채택하기 시작했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된다.

 

셋째, 제품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다. 과거 특정 고객사에 편중됐던 구조에서 벗어나, 현재는 글로벌 낸드 제조사향 '컨트롤러' 공급과 대형 유통사를 통한 'SSD 완제품' 공급이라는 투트랙 전략이 안착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의 파두가 기대감만 가득한 유니콘이었다면, 현재의 파두는 실질적인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실적을 증명하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특히 파두가 주력으로 하는 고성능 기업용 SSD(eSSD) 컨트롤러 시장이 ‘AI 빅 사이클’과 맞물려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반도체 담당 연구원은 “상장 당시의 절차적 논란과 별개로 파두가 보유한 저전력·고성능 컨트롤러 기술은 글로벌 빅테크 데이터센터들이 필요로 하는 핵심 부품”이라며 “최근 대규모 수주는 파두의 제품이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 여전히 강력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고 분석했다.

 

경영 체제의 변화도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파두는 거래 재개에 맞춰 기존 각자 대표 체제에서 기술 전문성을 갖춘 남이현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하며 책임 경영 의지를 밝혔다. 이에 대해 투자업계에서는 경영진 리스크를 분리하고 본연의 기술 개발 및 영업에 집중하겠다는 명확한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주가 안착을 위해서는 향후 발표될 분기별 실적에서 지속적인 흑자 구조를 증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오늘의 상한가는 상폐 리스크 해소에 따른 안도 랠리의 성격이 강하다”며 “과거 공모가 논란으로 훼손된 시장의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려면, 단순한 수주 공시를 넘어 실제 영업이익으로 연결되는 실적 데이터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파두는 거래 재개 첫날 ‘기술력은 진짜’라는 시장의 인정을 받아내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2026년 반도체 업황의 완연한 회복세 속에서 파두가 과거의 오명을 씻고 글로벌 팹리스 유니콘으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영진 기자 ket@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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