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 양도세 중과 "예외없다"…'잔금 기한'은 유동적

  • 등록 2026.01.29 13:4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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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룡 차관보 "예정대로 시행" 재확인, 계약 시점 따라 구제안 검토
대통령·청와대 이어 재정부도 "잔금 기간 고려", 시행령 개정 조만간 착수

 

경제타임스 이준호 기자 |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을 두고 '유연한 대응'을 시사했다. 예정된 5월9일이라는 `날짜'가 아니라 `거래의 완성'을 기준으로 삼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시장의 '퇴로'를 열어주되, 정책의 신뢰성을 지키려는 고도의 정교화 작업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1월 29일 "보유세와 거래세를 포함한 합리적인 조세 개편 방안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차관보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 발표 브리핑에서 부동산 세제 대책 시점에 대한 취재진 질의에 "전반적인 조세 제도 부분은 굉장히 시간이 걸리는 문제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고 관계부처 간 협의도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부동산 세제 문제에 최대한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 차관보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연장 없이 일몰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는 예정대로 5월 9일에 시행한다"고 재차 확인했다. 그는 다만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시장 상황을 짚어야 될 부분이 있고 시행령 개정이란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며 "시행령 개정 작업은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지만 그 일정을 정하는 고민을 세제 당국에서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강 차관보는 "10.15 대책 때 추가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지역들이 있는데다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잔금까지 최종 지급돼야 양도가 완료되는 것이라 그 기간이 어느 정도가 될 지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다"면서 "그런 내용들을 다 파악해서 일정에 관한 작업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차관보의 발언에는 정부의 고민이 읽힌다. 당초 못 박았던 5월 9일은 현실적으로 촉박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거래는 계약부터 잔금 처리까지 통상 2~3개월이 소요된다. 

정부는 지금 시뮬레이션을 돌리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지역의 특수성까지 고려 중이다. 5월 9일까지 계약만 하면 유예 혜택을 줄 것인지, 아니면 잔금일까지 봐줄 것인지가 관건. 부동산 시장에선 '한두 달의 숨통'이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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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김 실장은 "되돌아보니 5월 9일도 좀 성급하게 결정된 날짜였다"며 "(중과 유예를) 종료하되, 5월 9일이 아니라 계약 체결 후 거래가 완료되는 것까지 한두 달 뒤 종료하는 것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비슷한 이유로 5월 9일 계약분까지는 유예하는 방안을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던지는 시그널: "퇴로는 열어줄 테니 움직여라"

이재명 대통령과 김용범 정책실장의 보폭 맞추기도 주목해야 합니다. 5월 9일이라는 원칙은 고수하되, '계약분'까지 인정해 주겠다는 건 정책의 일관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시장의 반발을 잠재우려는 포석입니다.

결국 정부가 시장에 던지는 시그널은 명확해보인다. "퇴로는 열어줄 테니 빠져나가라". 정부는 급격한 제도 변화로 인한 시장 충격은 막으면서 대신 이번 기회에 매물을 내놓으라는 압박과 회유를 적절히 섞은 전략을 취하는 양상이다. 

이번 대책 발표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보유세와 거래세를 포함한 합리적인 조세 개편 방안'이라는 표현. 그동안의 부동산 세제와 관련,  보유세와 거래세를 아우르는 근본적인 구조 조정에 착수했다는 신호에 다름 아니다. 구용역과 부처 간 협의는 그 명분을 쌓는 과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세제가 이제 정치의 영역에서 행정의 디테일로 넘어왔다는 점에서 시행령 문구 하나하나에 주목될 것으로 보인다. 

이준호 기자 juno@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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