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재억 기자 | 코스피(KOSPI)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6000선을 돌파하며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으나, 상장사 펀더멘털에 비해 낙후된 ‘신흥국 수준’의 상속세 및 승계 구조가 자본시장의 질적 도약을 가로막는 마지막 과제로 부각됐다. 특히 최대주주 지분에 일괄 적용되는 할증 평가로 인해 실효세율이 60%에 육박하는 현행 체제가 대주주의 주가 부양 의지를 꺾고 지배구조 왜곡을 심화시킨다는 분석이다.
한화투자증권 박세연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상속세 승계 제도 관련 세제 개편이 현실화될 경우 지주회사와 오너 경영 기업군이 최대 수혜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역사상 가장 빠른 상승, 제도는 ‘신흥국 수준’ 비판
보고서에 따르면 코스피가 1000에서 2000으로 올라서는 데 18년이 소요된 것과 달리, 5000에서 6000까지는 불과 30여 일 만에 도달하며 역사상 가장 빠른 양적 상승 국면을 기록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5000선 돌파까지 약 230여 일이 소요되는 등 최근 지수 상승은 단기간에 집중된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상장사의 이익과 자본력 등이 글로벌 표준에 근접했음에도 불구하고, 세제와 승계 구조는 여전히 과도한 규제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한국의 상속세 명목 최고세율은 50%로 일본(55%) 등 주요국과 수치상 큰 차이가 없으나, 최대주주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 20%를 일괄 가산해 실효세율을 60%까지 끌어올리는 구조는 한국이 사실상 유일하다.
■ “주가 오르면 세금 폭탄”... 왜곡된 인센티브가 저평가 초래
과도한 상속세 부담은 대주주들이 우량 상장사 지분을 직접 보유하기보다 가치를 낮게 유지하거나 우회하는 구조적 왜곡을 초래했다. 보고서는 대주주들이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을 통한 간접 지배(지주사 디스카운트 활용) △자녀 소유 비상장사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 △핵심 사업부의 물적분할 및 쪼개기 상장 등을 발전시켰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주가 누르기’ 행태를 방지하기 위해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이 논의 중이다. 해당 법안은 PBR(주가순자산비율) 0.8배 미만 상장사의 상속 자산을 비상장주식 방식으로 평가하고, 최대주주 할증 20%를 삭제하는 것이 골자다.
■ 상속세 개편, 밸류업의 ‘마지막 퍼즐’
한화투자증권은 최대주주 할증 폐지와 PBR 0.8배 과세 하한이 결합될 경우, 대주주가 정상적인 방식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가를 높이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세연 연구원은 “상속세율 체계뿐 아니라 할증 폐지, 상장주식 물납 허용, 가업승계 공제 정비 등 전반을 재설계하는 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마지막 퍼즐”이라며 “이러한 제도적 뒷받침이 KOSPI 6000 시대의 질적 업그레이드와 지속 가능성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