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고은정 기자 | 중국이 반도체 산업 지원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기술 자립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반도체 공급망을 국가 전략 차원에서 독자적으로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2월13일(현지시간) 중국 당국이 2000억 위안(약 42조원)에서 최대 5000억 위안(약 104조원) 규모의 인센티브 패키지를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보조금과 금융지원이 결합된 형태로, 구체적인 지원 범위와 대상 기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지원 규모는 최소치만 놓고 보더라도 미국의 반도체지원법(CHIPS Act) 배정액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단일 국가 기준으로 실시하는 반도체 지원 프로그램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 트럼프 행정부의 H200 수출 승인 이후에도 ‘기술 자립’ 기조 유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엔비디아 고성능 칩(H200)의 중국 수출을 승인한 이후에도 중국 정부의 방향은 변함없는 모습이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오히려 정부 산하기관을 중심으로 엔비디아 칩 구매 절차를 강화하거나 제한할 가능성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기적으로는 수입 칩 활용을 인정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자국 반도체 기술 육성 △AI 칩 고도화 △공급망 독립 등을 유지하려는 정책 흐름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 민간 기업도 AI·고성능 칩 개발 가속…화웨이·캠브리콘 선두
민간 부문에서도 중국의 ‘자립 가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화웨이테크놀로지는 AI 서버 시스템 ‘클라우드매트릭스 384’를 출시하며 엔비디아를 대체할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중국 최대 AI(인공지능) 반도체 설계 기업인 캠브리콘 테크놀로지스도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정책 지원과 민간 기업의 기술 개발이 동시에 강화되면서 중국 내 반도체 생태계가 점차 고도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향후 반도체 공급망 전략과 글로벌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실제 지원 규모와 주요 수혜 기업은 향후 중국 국무원 발표에 따라 구체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어느 수준에서 확정되느냐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투자 방향과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정책 발표 이후 중국의 세부 이행 속도와 기업별 전략 변화가 추가적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