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고은정 기자 | 고려아연이 미국 현지에 약 10조원 규모의 전략광물 제련소 설립을 추진하면서, 한미 간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와 주요 방산 기업이 약 2조원을 직접 투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한국 제련 기술의 국제적 위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2월15일 외교·통상 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미국 제련소 투자안을 논의한다. 이번 사업은 고려아연과 미국 측이 합작법인(JV)을 설립해 전략 광물 제련시설을 건립하는 방안으로, 미국 국방부·상무부·방산 전략기업 등이 초기 투자자로 참여하는 구조다.
■ 중국의 전략광물 규제로 글로벌 공급망 불안…미국, 고려아연에 ‘러브콜’
중국이 희토류·안티모니·비스무트 등 전략광물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미국 산업계는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
특히 반도체·방산·항공우주 등 미국의 핵심 산업은 특정 전략광물 의존도가 높아, 수급 안정성이 국가안보 이슈로까지 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습식·건식 공정을 결합한 제련 기술을 보유한 고려아연은 미국 측의 유력한 파트너로 평가받아 왔다.
고려아연은 올해부터 미국에 군수·방산용 안티모니를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 8월에는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생산공장 신설을 위한 MOU를 체결하는 등 전략 파트너십을 확대해 왔다.
■ 미국 남동부에 전략광물 제련 거점 조성…현지 생산·공급 체계 구축
고려아연은 미국 측과 60여 개 후보지를 검토한 뒤 미국 남동부 주요 도시((Atlanta, Savannah, Charlotte, Mobile 등)를 제련소 부지로 잠정 선정했다. 해당 지역은 제련 공정에 필요한 용수·전력 등 기반 인프라가 안정적으로 갖춰져 있으며, 물류 접근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제련소는 고려아연 울산 온산제련소의 생산 구조를 바탕으로 설계된 시설로, △안티모니 △게르마늄 △첨단 산업 소재 등 전략 광물을 미국 현지에서 직접 생산·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전망이다.
■ 미국 정부의 직접 투자 참여…한미 전략 자원 협력의 상징
이번 사업의 핵심은 미국 정부와 현지 방산기업이 직접 지분 투자자로 참여한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민간 기업 간 협력을 넘어, 한미 간 경제안보 협력 강화, 전략광물 공급망 안정화, 미국 내 전략자산 확보 노력이 맞물린 국가 차원의 협력 구조가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려아연이 미국에서 전략광물 생산을 담당하게 될 경우, 미국은 중국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여지가 있고, 한국 역시 글로벌 전략자원 산업에서 역할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된 구체적 내용은 이사회 논의를 통해 정리될 예정이며, 향후 공시를 통해 공식적으로 확인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는 “미국 제련소 10조원 투자 추진” 관련 보도에 대해 고려아연에 조회공시를 요구한 상태다. 회사는 12월15일 18시까지 사실관계 및 입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