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인하 두고 분열"…인플레 vs 경기둔화

  • 등록 2025.11.12 14: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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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둔화·물가 3%대 고착 속 '논쟁' 재점화
12월 인하 확률 63%…시장 기대는 '비둘기파'에 무게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추가 금리 인하를 둘러싼 입장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연준은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25%p씩 내리며 3.75~4.00%로 인하했지만, 정책 완화의 속도와 폭을 두고 매파(인플레 억제)와 비둘기파(경기 부양) 간 견해차가 노골화됐다.

 

■ 매파 “더 내리면 부양 과잉”…인플레 고착 우려

 

11월10일(현지시간) 알베르토 무사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정책 완화 여지는 제한적이며, 과도한 부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못박았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2%)를 상회하는 3%대에 머물고 있고, 금융 여건도 완화적이며 자산가격이 과열돼 있다고 진단했다. 무사렘 총재는 “인플레와 싸워야 한다”며 지난 10월 인하엔 찬성했지만, ‘추가 인하에는 신중론’을 강조했다.

 

■ 비둘기파 “노동 둔화·생산성 개선…과도한 긴축은 역효과”

 

반면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보다 유연한 접근을 주문했다. 그는 “임금 상승세가 둔화하고 노동 수요가 약화되고 있다”며 “AI 도입으로 생산성이 높아져 인플레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 총재는 “지나치게 오래 금리를 유지하면 오히려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며 완화적 스탠스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 “추가 완화 필수” 주장도…내부 균열 뚜렷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스티브 마이런 연준 이사는 “노동시장 약화와 인플레 둔화 속에 0.5%p 추가 인하가 필수적”이라며 12월 인하 가능성을 재차 촉구했다. 그는 “연준은 올해 3차례 인하를 계획했고, 이미 두 번 시행한 만큼 한 번 더 완화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 시장은 ‘비둘기’에 무게…12월 인하 확률 63%

 

CME 페드워치(Chicago Mercantile Exchange FedWatch)에 따르면, 시장은 12월 0.25%p 인하 가능성을 63%, 동결 가능성을 37%로 반영하고 있다. 연준 내 불협화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여전히 완화 기조 연장에 베팅 중이다.

 

CME 페드워치는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운영하는 도구로, 연방준비제도(Fed)의 향후 기준금리 결정 가능성을 시장에서 어떻게 반영하는지 확률로 보여준다. 연방기금금리(Fed Funds Rate) 선물 가격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음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동결·인하 중 어떤 선택을 할지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치를 시각적으로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노동시장 둔화와 정책 불확실성이 병존하는 상황에서 ‘금리 중립 구간’ 조정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김은국 기자 ket@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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