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외자산 1조 달러↑…韓銀 "원화 약세 초래" 경고

  • 등록 2025.11.05 16: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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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대비 55%로 사상 최대…민간 해외투자 중심 구조 전환에 ‘유동성 리스크’
"국내투자 기반 약화·원화 약세 압력 심화 우려"…밸류업 정책 필요성 부각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한국 순대외자산(Net Foreign Assets, NFA)이 사상 최대 규모인 1조 달러(국내총생산의 55%)를 돌파했다. 이는 대외지급 능력 강화를 의미하지만, 동시에 원화 약세와 자본시장 위축을 초래할 수 있는 구조적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은행 국제국 해외투자분석팀은 11월5일 발간한 「순대외자산 안정화 가능성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연기금과 기관의 해외투자 확대가 계속되면 달러화 수요가 상시적으로 발생해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국내 투자 여건 개선을 통해 과도한 해외 쏠림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순대외자산 급증, ‘대외건전성 강화 vs 외환시장 리스크’

 

보고서는 순대외자산이 빠르게 늘면서 공공·은행 부문의 외환 완충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외환보유액 등 공공부문이 변동을 흡수했지만, 최근에는 민간 해외투자가 중심이 되면서 단기 외환시장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NFA가 지나치게 확대될 경우 △자본 유출로 인한 국내 금융시장 위축 △원화 약세 고착 △통상압력 확대 △글로벌 리스크 노출 강화 등 부정적 파급이 예상된다. 한국의 NFA 안정점은 GDP 대비 26% 수준으로 추정되지만, 현재는 55%를 넘어 균형점을 크게 초과한 상태다.

 

■ “과잉 저축·해외투자 구조”…밸류업 통한 자본유입 필요

 

한은은 이러한 불균형의 근본 원인으로 고령화, 연기금의 해외투자 확대, 국내 자산수익률 하락을 꼽았다. 이로 인해 국내 자금이 장기적으로 해외로 빠져나가는 ‘과잉 저축-과잉 해외투자’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NFA의 양적 확대보다 구성의 질과 균형이 중요하다”며, “국내 자본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연기금의 국내 투자 활성화를 통해 해외투자 편중을 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일본의 ‘밸류업(Value-up) 프로그램’처럼 국내 기업 가치 제고를 통한 자본 유입형 성장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은국 기자 ket@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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