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투자 키워드는 공모주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올해 공모주 시장을 뜨겁게 달군 신규 상장 종목들이다.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공모주 시장에는 개인 투자자 자금이 쏟아졌다. SK바이오팜에는 증거금이 31조원이, 카카오게임즈와 빅히트에는 각각 58조원 이상이 몰렸다.
공모주 투자에 대한 열기는 ‘따상’ 열풍까지 낳았다. ‘더블’과 ‘상한가’의 합성어인 따상은 공모주가 상장 첫날 공모가의 두 배 가격에서 거래를 시작해 이후 가격 제한폭까지 오르는 것을 말한다.
3040 젊은 투자자들도 공모주 투자 붐
공모주를 배정받은 주주는 상장 첫날 160%에 가까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공모주는 기본적으로 추가적인 상승을 기대할만한 공모가를 정한다는 점에서 비교적인 안정적인 투자 방법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노년층 고액 자산가들이 공모주 투자에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요새는 젊은 투자자들도 공모주 투자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상장한 빅히트를 보자. 주간사 NH투자증권이 분석한 결과를 보면 빅히트 공모주를 신청한 투자자 중 27%가 40대, 25%가 30대로 3040세대가 전체의 52%를 차지했다. 과거 인기 공모주였던 넷마블의 2017년 상장 당시와 비교해도 달라진 분위기다.
빅히트 공모주 신청자 중 60대 이상 비율은 18%에 불과했다. 노년층에게는 빅히트와 방탄소년단이 다소 생소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청약 금액으로는 60대 이상이 33%를 차지했다. 결국 공모주의 33%는 이들에게 배정된 것이다.
"고액 자산가에 유리한 배정 방식 바꿔야"
현행 공모주 배정 방식은 자신이 신청한 수량에 공모주를 곱한 가격의 절반을 증권사에 예치해야 한다. 청약 경쟁률에 따라 배정받고 남은 금액은 환불받는 구조다.
절대적으로 굴릴 수 있는 자산이 많은 사람에게 유리한 구조다. 빅히트는 투자금 1억당 2주 밖에 배정받지 못했다. 60대 이상 투자자들은 평균 4억5000만원을 투자해 약 9주를 받아간 셈이다.
이 같은 배정 방식으로 인해 소액 투자자에게는 공모주 투자의 문턱이 높다. 그래서 전체 공모주의 20%에 불과한 개인 투자자 배정 물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공모주의 60%를 기관 투자가가 독식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해외 역시 배정 비율이 개인 투자자에게 유리한 것은 아니다. 일본과 홍콩은 10%이고 싱가포르는 5%로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개인 배정 비율이 높은 셈이다.
중국과 미국은 아예 개인 투자자에게 공모주 배정을 하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전체의 20% 정도인 우리사주 신청이 미달됐을 때 이를 개인 투자자에게 배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는 이를 기관에 배정하고 있다. 이 물량은 종목에 따라 전체 공모주의 5~10%에 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서는 소액 투자자 우선 배정하거나 추첨
배정 방식 자체를 소액 청약자에게 유리하도록 바꿀 필요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많은 자금을 넣을 필요 없이, 소액으로도 신청할 수 있되 추첨으로 배정하자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실제로 '증권 인수 업무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전체 공모주의 10%를 투자금액 5000만원 이하 소액 투자자 몫으로 투자자 몫으로 배정하고 나머지는 추첨으로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홍콩에서 이 처럼 고액 자산가와 소액 주주를 분리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일본은 추첨 배정 방식을 쓴다. 싱가포르 역시 소액 청약을 우대하고 추첨 배정 방식을 쓴다. 여러 주간 증권사에 복수로 신청하지 못 하게하는 방법 역시 소액 투자자의 배정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현재는 주간 증권사가 여러 곳일 경우 중복해서 신청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