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싹쓸이' 1조 돌파…K-뷰티, 이제 문화가 됐다

  • 등록 2026.03.07 10: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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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외국인 매출 53% 급증, 10개 이상 브랜드 사는 '헤비 유저' 33%
단일 품목 넘어 퍼스널케어까지 확장, 글로벌 리테일러도 K-라인업 확대

 

경제타임스 김재억 기자 |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단순한 유람을 넘어 K-뷰티를 향한 깊숙한 탐색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 특정 대형 브랜드에 편중됐던 구매 패턴이 다양한 인디 브랜드와 다각화된 카테고리로 확장되면서, K-뷰티가 일시적 유행을 넘어 하나의 견고한 소비 문화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교보증권 권우정 연구원이 3월6일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2025년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1,894만 명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중·일 갈등 확산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늘어나는 등 인바운드 수요를 높이는 긍정적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 정부 역시 2026년 2300만명, 2029년 3000만명의 인바운드 유치를 목표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어 업계의 기대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외국인 여행객의 쇼핑 품목 1위가 화장품(68.3%)인 만큼, 인바운드 증가가 화장품 산업의 직접적인 수혜로 직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2025년 올리브영의 외국인 구매 금액은 전년 대비 53% 급증하며 1조 원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단순한 방문객 수의 증가보다 '소비 구조의 질적 변화'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권 연구원은 올리브영의 트렌드 리포트를 인용해 외국인 K-뷰티 소비에서 두 가지 핵심적인 구조적 변화를 포착했다.

 

첫 번째 변화는 구매 브랜드 수의 급격한 확대다. 10개 이상의 K-뷰티 브랜드를 구매하는 헤비 유저 성향의 외국인 수는 2019년 7.7만 명에서 2025년 146만 명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비중 또한 같은 기간 10%에서 33%로 3배 이상 뛰었다. 반면 3개 이하의 브랜드만 구매하는 비중은 감소하며, 소수 대표 브랜드에 집중되던 구매가 다양한 인디 브랜드로 분산되고 있다. 이는 K-뷰티 카테고리 전체에 대한 외국인들의 신뢰와 탐색 욕구가 그만큼 높아졌음을 방증한다.

 

두 번째는 구매 카테고리의 다양화다. 기초, 색조, 퍼스널케어 등 6개 카테고리 중 4개 이상을 조합해 구매하는 비중의 성장률이 단일 품목 구매 성장률을 크게 앞질렀다. 특히 기초와 색조, 퍼스널케어를 동시에 구매하는 조합은 전년 대비 140%라는 경이로운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리브영 글로벌몰에서도 2개 이상 카테고리 구매자 수가 1개 카테고리 구매자보다 빠르게 늘고 있으며, 뷰티 기기와 에센스를 함께 구매하는 등 연계 소비도 활발하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화장품 시장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인바운드 증가만으로 내수 시장 전체의 폭발적 성장을 견인하기엔 한계가 있으나, 브랜드와 카테고리, 그리고 약국 등으로 이어지는 채널 확장은 K-뷰티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미 부츠(Boots)나 얼타(Ulta) 등 글로벌 리테일러들이 스킨케어를 넘어 헤어·바디케어, 향수까지 K-뷰티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러한 질적 변화가 유효함을 보여준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K-뷰티가 하나의 소비 문화로 정착되고 있다"며 화장품 업종에 대해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유지했다.

김재억 기자 ket@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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