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2026년2월 소비자물가가 2.0% 상승하며 6개월 연속 안정세를 이어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데이터의 속살을 뜯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가 22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치솟으며, 가계가 체감하는 실질적인 고물가 압박은 오히려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 ‘착시’ 일으킨 2.0%… 데이터가 가리키는 진실은?
3월6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2.05%)에 부합하며 안정 궤도에 진입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시장이 주목하는 지표는 따로 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OECD 기준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이 2.3%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는 전월 대비 0.3%p 급등한 수치로, 2024년 4월 이후 무려 22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다. 일시적인 공급 충격에 좌우되는 농산물과 유가를 걷어내고 나니, 물가의 진짜 '기초 체력'이 심상치 않다는 신호가 포착된 것이다.
■ 서비스 물가의 반란…“내 월급 빼고 다 올랐다”
이번 물가 상승의 주범은 '개인서비스'였다. 개인서비스 상승률은 3.5%를 기록하며 2024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외식을 제외한 서비스 물가가 3.9%나 뛰며 전체 물가를 견인했다.
데이터를 세부적으로 분석하면 여행 관련 품목의 '폭주'가 두드러진다. △승용차 임차료(렌터카): 37.1% 급등 △호텔 숙박료: 12.8% 상승 △해외단체여행비: 10.1% 상승 △국내단체여행비: 9.5% 상승
정부는 설 연휴와 성수기 일수 증가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3월 안정화를 낙관하고 있지만, 개인서비스가 전체 물가 상승률에 기여한 비중이 1.18%p에 달한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물가 상승분(2.0%)의 절반 이상이 서비스 업종에서 발생했다는 의미다.
■ 장바구니의 명암…채소 가고 ‘고기’ 왔다
품목별 성질을 보면 먹거리 물가 내에서도 '바통 터치'가 일어났다. 그동안 물가 불안을 주도했던 채소(-5.9%)와 농산물(-1.4%)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신선식품지수 역시 2.7% 하락하며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축산물(6.0%)과 수산물(4.4%)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삼겹살과 생선 등 단백질 급원이 비싸지면서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여전한 상태다. 가공식품 역시 2.1% 오르며 근원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 2026년 2월 소비자물가 상승내역 >
| 분류 | 지표 및 품목 | 상승률 (YoY) | 데이터 특징 및 비고 |
| 핵심 지표 | 소비자물가 (총지수) | 2.0% | 6개월 연속 2%대 유지 (시장 예상 부합) |
| 근원물가 (OECD 기준) | 2.3% | 22개월 만에 최대 폭 (기조적 물가 비상) | |
|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 2.5% | 전월 대비 상승 폭 확대 (+0.2%p) | |
| 생활물가지수 | 1.8% | 전월 대비 0.4%p 둔화 | |
| 신선식품지수 | -2.7% | 두 달 연속 하락세 (농산물 안정 기여) | |
| 품목 성질별 | 서비스 (전체) | 2.6% | 물가 상승의 핵심 엔진 |
| ㄴ 개인서비스 | 3.5% | 2024년 1월 이후 최대 상승 (기여도 1.18%p) | |
| ㄴ 공공서비스 | 1.6% | 상대적 안정세 유지 | |
| 농축수산물 | 1.7% | 채소(-5.9%)는 내렸으나 축산물(6.0%) 급등 | |
| 공업제품 | 1.2% | 가공식품(2.1%) 상승, 석유류(-2.4%) 하락 | |
| 주요 급등 품목 | 승용차 임차료 | 37.1% | 설 연휴 및 성수기 영향 (일시적 급등) |
| 호텔 숙박료 | 12.8% | 여행 수요 증가에 따른 서비스 물가 견인 | |
| 해외단체여행비 | 10.1% |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의 주범 | |
| 축산물 | 6.0% | 장바구니 체감 물가 상승의 핵심 |
■ 유가 불확실성…“진짜 위기는 아직 안 왔다”
더 큰 문제는 '석유류' 데이터다. 2월 석유류 물가는 2.4% 하락하며 지표상으로는 물가를 끌어내리는 효자 노릇을 했다. 하지만 이는 최근 중동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분이 아직 반영되지 않은 결과다.
데이터 전문가들은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유가 특성상, 3~4월 물가 지표에 에너지 가격 상승이 본격 반영될 경우 2%대 수성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근원물가가 이미 22개월래 최고치인 상황에서 외부 충격(油價)이 가해진다면, 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로 튀어 오르는 '스파이크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의 낙관론과는 달리, 데이터는 '안정 속의 불안'을 증명하고 있다. 외식과 서비스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운데, 외부 변수까지 가세할 경우 서민 경제의 체감 물가 고통은 더욱 길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