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유가 쇼크…멀어지는 금리 인하에 채권 '비상'

  • 등록 2026.03.04 15: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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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우려에 유가 70불 돌파, 물가 상방 압력 '최고조'
키움증권 "유가 상승세가 관건, 2분기 물가 변동성 주의"

 

경제타임스 김재억 기자 |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한번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암초를 만났다. 미국과 이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이어 이란의 보복 예고, 그리고 최고지도자 사망까지 더해지며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세계 원유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안정세를 찾던 물가와 금리 경로에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은 3월 4일 발표한 리포트를 통해 "이란 최고지도자 사망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국제유가를 배럴당 70달러 선으로 끌어올리며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하고 있다"며 "안전 자산 선호 심리에도 불구하고 2%를 웃도는 현 물가 수준에서 추가 인플레이션 자극은 채권시장의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시장의 가장 큰 공포는 유가 상승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시나리오다. 안 연구원은 유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경우 오는 2분기 중 물가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면 연준의 정책 완화 기대감은 제약될 수밖에 없으며, 시장은 금리 인하 시점과 폭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미 행정부의 발 빠른 대응은 추가 급등을 막는 완충 장치가 되고 있다. 미국이 걸프만 통과 해상 무역에 대해 위험보험과 보증 제공을 지시하면서 물리적 봉쇄에 대한 공포는 하루 만에 다소 완화됐다. 이에 따라 안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진정되고 유가 상승세가 제한된다면 연준의 연내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판단했다.

국내 채권시장 역시 유가 향방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구조상 유가 상승은 즉각적인 수입물가 및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진다. 안 연구원은 "국내 금리는 유가 급등에 따른 수요 둔화 가능성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의 추가 인상으로 연결되기는 어렵지만, 물가 경계감으로 인해 인하 기대 또한 제한될 것"이라며 당분간 3% 선의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인 금리 상단에 대해서는 미국채 10년물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지 않는 한 4.3% 선에서 저항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국고채 3년물은 3.00%에서 하단이, 3.25%에서 상단이 형성될 것으로 보이며 변동성 확대 시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향후 채권시장의 향방은 중동 리스크에 따른 유가 상승이 '구조적 추세 전환'인지, 아니면 '일시적 프리미엄'인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안 연구원은 고용시장 둔화와 사모대출 부실 우려 등 금리 상단을 제약하는 요인들도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함께 짚었다.

 

김재억 기자 ket@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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